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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정종섭, 불출마 선언 “탄핵 주도세력이 통합 운운해 민심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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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정종섭, 불출마 선언 “탄핵 주도세력이 통합 운운해 민심 갈라져”

입력
2020.01.19 14:59
수정
2020.01.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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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에서 최초 … 한국당 불출마 의원 12명으로 늘어

정종섭 새누리당 당선자가 2016년 5월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개정 국회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종섭 새누리당 당선자가 2016년 5월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개정 국회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종섭(초선ㆍ대구 동갑)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셀프 탄핵이 옳았다고 하는 탄핵주도세력이 통합을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심이 다시 갈라지고 있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경북(TK)지역 첫 불출마 선언으로 한국당이 유승민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 추진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서울대 법학과 교수로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 의원은 대표적 진박(眞朴ㆍ진짜 친박근혜계) 인사였다.

정 의원은 이날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이 진정한 의미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정치사에서 보수정치실패의 대참사는 집권당인 우리 당이 창출한 박근혜 정부를 스스로 탄핵해 대통령을 내쫓고 야당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이라며 “과거 당의 위기상황에서 탈당해 탄핵을 주도한 세력들이 존재가 위험해지자 당을 급조해 다시 협상 조건들을 내걸며 인적 쇄신과 통합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이 시대 자유우파세력의 혁신과 통합에 대한 요청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 탄핵사태를 그냥 덮어놓고 가자고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무책임할 뿐 아니라 이에 책임질 사람들이 정치생명을 연명코자 하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박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책임 면제ㆍ개혁보수 노선 설정ㆍ흡수통합이 아닌 제3의 정당 창당)을 사실상 수용한 황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당시) 야당과 손잡고 셀프탄핵을 주도했던 사람들과 뿌리깊은 계파갈등에 책임이 있는 핵심인사들은 모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의 선언으로 한국당 총선 불출마 의원은 김무성(6선)ㆍ한선교ㆍ김정훈(4선)ㆍ김세연ㆍ김영우ㆍ여상규(이상 3선)ㆍ김도읍ㆍ김성찬(이상 재선)ㆍ윤상직ㆍ유민봉ㆍ최연혜(이상 초선) 의원 등을 합해 총 12명으로 늘었다. 정승임 기자 chon@hankookilbo.com

이하는 불출마 선언문 전문

1. 현 정부의 독재와 폭주는 국민이 정한 헌법가치와 법치주의, 민주주의, 사법부, 국회, 정부를 파괴하고 있고, 경제, 외교, 안보, 교육, 노동 등 전 부문에서 실패하여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내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과 통합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리하여 한편에서 ‘보수대통합’이라는 논의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치혁신이든 통합이든 교언영색으로 말잔치나 기득권자들의 자기 이익 수호를 위한 정치공학적 기획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목적과 의도가 진실하지 않으면 혁신이나 통합이라는 말로 가림 막을 치더라도 국민기만밖에 되지 않으며,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

2. 현 단계 정치혁신은 ‘보수정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지는 것과 실패한 정치세력의 퇴진과 참신하고 유능한 신진세력이 정치중심으로 형성되어 문재인 정권의 국가 파괴적 폭정을 막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정치적 가치집단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통합은 자유우파세력의 혁신과 결집을 바라는 국민들의 ‘지지자들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지 퇴출되어야 할 낡은 정치세력간의 합종연횡이나 정략적 계산에 빠른 기득권자들간의 이합집산이 아니다. 공유하는 정치철학과 가치도 없이 정치인들끼리 정략적으로 합친다고 하여 국민이 이를 지지할리는 없다.

혁신과 통합이 진정으로 이루어지려면, 보수정치와 보수정부의 대실패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 기득권에 매몰된 낡은 세력들을 퇴진시키고 신진 세력들로 새 정치주체를 만들어야 국민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간 ‘보수 통합’의 논의가 있을 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된 이유이고, 이는 매우 타당하다.

현재 이른바 ‘보수대통합’이라는 이름하에 나타나는 모습이 올바른 방향도 잡지 못하고 총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세력들간의 공천지분싸움과 총선후 대선 가도에서 권력투쟁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이 시대에 요구되는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외면하고 말로만 ‘혁신과 통합’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자유민주세력들을 통합하자고 하면서, 뒤로는 기득권 세력들이 ‘당대당 통합’이니 ‘1:1통합’이니 ‘공천지분 배분’이니 하는 것을 놓고 밀실거래를 하거나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며 통합을 무산시키고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할 궁리를 하는 행위는 모두 위장된 거짓행위이다.

혁신과 통합은 명확하고 간단하다.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에 걸림이 되는 사람들부터 먼저 불출마선언을 하고 백의종군하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정치실패의 시대에 요구되는 과감한 인적 쇄신에 의한 정치세력의 교체와 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정치실패에 책임 질 사람들은 책임을 지고 퇴진하고, 신진세력들이 낡은 세력을 교체하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부패와 권모술수와 배신으로 찌든 부대를 과감히 폐기해야 새 술도 오염되지 않는다. 지금, 혁신과 통합을 위한 시대적 요구는 대대적인 세력교체이다.

3. 한국 정치사에서 보수정치실패의 대참사는 집권당인 우리 당이 창출한 박근혜정부를 스스로 탄핵하여 대통령을 내쫓고 야당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과 이른바 ‘계파투쟁’으로 서로 상대를 배제하며 공천권과 대선후보장악을 위한 내부 권력투쟁을 일삼으며 정치의 활력과 정치기반을 붕괴시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혁신과 통합이 성공하려면, 이런 보수정치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퇴진하여 인적 쇄신과 통합의 물꼬를 과감하게 열고, 이념적 정체성이 분명한 참신한 사람들이 넓게 비워진 마당으로 모두 들어와 이들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정치적 실천집단으로 결속하여 망국의 세력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그냥 덮어 놓고 가자고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무책임 할 뿐 아니라, 이에 책임질 사람들이 정치생명을 연명코자 하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뿐더러 탄핵사태로 의견이 갈라져 있는 유권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탄핵이후 이 나라는 체제변화로 나아가고 있으며,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개인에 대한 탄핵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대한민국에 대한 탄핵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리하여 탄핵의 진실과 근원을 밝히자는 국민들의 요구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그간에 저는 우리당이 탄핵사건분석위원회를 구성하여 ‘탄핵백서’를 출간하자는 의견도 제시하였고, 탄핵사태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하여 책임지는 광범한 인적 쇄신방안도 내놓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당의 위기 상태에서 탈당하여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들이 존재가 위험해지자 당을 급조하여 다시 협상조건들을 내걸며 인적 쇄신과 통합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이 시대 자유우파세력의 혁신과 통합에 대한 요청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고 보인다.

저는 우리당이 탈당사태와 대통령탄핵사태를 거치면서 거의 붕괴되고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다시 회생하고자 하는 내부 상황을 오랫동안 보면서,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것만으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도 어렵고 총선에서 승리하기도 쉽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저는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이 진정한 의미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총선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 정치의 세력교체와 대한민국 살리기에 헌신하고자 한다.

4. 돌아보면, 지난 박근혜대통령 탄핵사태로 국민들 간에는 너무나 많은 고통이 있었고,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유권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상처는 지금도 치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통합에 대한 요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셀프탄핵이 옳았다고 하는 탄핵주도세력의 통합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심이 다시 갈라지고 감정이 격화되고 있으며 상처 받은 고통들이 분노로 진화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실로 우려되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박대통령탄핵사태에서 야당과 손잡고 셀프탄핵을 주도했던 사람들과 뿌리깊은 계파갈등에 책임이 있는 핵심인사들은 모두 총선불출마를 선언하여 세력교체와 통합의 길을 여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정치에서는 무엇보다 신의와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핵심 덕목이다.

저는 박근혜정부에 참여하여 정부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지 등과 국가대개조에 노력했지만 충분히 이루지 못했고,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우리 당의 셀프탄핵도 막지 못했으며, 박대통령의 억울함과 고통에 잘 대응하지도 못한 죄책감을 무겁게 느끼며,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되었음을 말씀드린다. 저를 뽑아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저의 결정을 받아주실 것을 용서와 함께 말씀드린다.

2020. 1. 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정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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