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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도 함께한 퀸 내한공연…2만여 관객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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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도 함께한 퀸 내한공연…2만여 관객 열광

입력
2020.01.19 13:15
수정
2020.01.1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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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여러분 퀸을 사랑하세요?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세요?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밤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찬양합시다.”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퀸의 두 번째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에서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애덤 램버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10년째 머큐리의 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3옥타브를 넘나드는 빼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관능미로 2만3,000여 관객을 사로잡았다. 머큐리의 강력한 카리스마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고인을 기리며 그가 남긴 음악적 유산을 관객과 교감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6년 전 뮤직 페스티벌 ‘슈퍼소닉’ 출연진으로 조용히 다녀갔던 램버트와 퀸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대대적인 성공 덕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국내팬들과 재회했다. 이번 공연에는 영화 개봉 당시 ‘퀸망진창(퀸+엉망진창)’ ‘퀸치광이(퀸+미치광이)’ 등 여러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퀸에 열광했던 20, 30대 젊은 관객이 주를 이룬 가운데 10대부터 50, 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다. 20대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50대 김준식씨는 “딸과 함께 공연장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대를 초월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퀸 음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화려한 왕관 모양의 세트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무대는 머큐리가 살아 생전 남긴 마지막 앨범 ‘이누엔도’의 인트로와 함께 램버트와 퀸의 두 멤버 브라이언 메이(기타), 로저 테일러(드럼)가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머큐리 사후 발매된 마지막 앨범 ‘메이드 인 헤븐’(1995) 이후 신곡을 발표한 적이 없어 공연 셋리스트는 관객들에게 친숙한 히트곡들로 채워졌다.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램버트는 머큐리를 흉내 내는 대신 자신만의 매력으로 승부했다. ‘킬러 퀸’을 부를 땐 빨간 부채로 요염한 포즈를 지었고, ‘바이시클 레이스’를 부를 땐 오토바이에 앉아 농염한 자태를 뽐냈다. 머큐리처럼 동성애임을 밝힌 그는 양성적 매력을 숨기지 않으며 무대를 누볐다. ‘돈트 스톱 미 나우’ ‘섬바디 투 러브’ ‘아이 원트 투 브레이크 프리’ ‘라디오 가가’ 등 국내에도 유명한 곡에선 관객들과 한 목소리로 부르며 소통했다.

꾸준한 운동과 채식으로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브라이언 메이도 녹슬지 않은 기타 연주로 무대 곳곳을 오가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메이는 이날 보조 기타 연주자도 동반하지 않고 모든 기타 연주를 도맡아 했다. 메이와 테일러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램버트가 잠시 쉬는 사이 메이는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의자에 앉아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39’를 불렀고, 테일러는 ‘아임 인 러브 위드 마이 카’를 열창했다.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도 종종 과거 영상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후반에는 스크린에 소환된 머큐리가 무대 위 메이와 손짓을 주고받는 연출로 관객을 감동시켰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재현되기도 했던 1985년 영국 런던 웸블리 공연 영상 속 머큐리가 관객들과 ‘에~오~’를 주고받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로 본공연을 마무리한 램버트와 퀸은 앙코르 무대에서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스’를 부르며 관객들과 작별을 고했다. 메이는 마지막 무대에서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30대 회사원 이주한씨는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모든 면에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조희진씨는 “애덤 램버트의 노래 실력이 예상보다 너무 훌륭해서 공연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며 “10년간 함께 해서인지 램버트와 원래 멤버들 간의 호흡도 잘 맞아 보였다”고 말했다.

퀸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 뒤 일본 호주 유럽 등으로 옮겨 월드 투어를 이어간다.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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