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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日, AI 방재시스템 확산… AI가 SNS 분석해 구조정보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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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日, AI 방재시스템 확산… AI가 SNS 분석해 구조정보 전달

입력
2020.01.19 14:00
수정
2020.01.19 18:3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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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대지진 피해 고베 등 30곳 도입… 태풍 ‘하기비스’ 때 주효

지난 17일 일본 효고현 고베시 히가시유원지에서 한신ㆍ아와지 대지진 25주년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5000여개의 대나무 등불이 지진 발생일을 상징하는 ‘키자무(새기다) 1. 17’를 형상화하고 있다. 고베=교도 연합뉴스
지난 17일 일본 효고현 고베시 히가시유원지에서 한신ㆍ아와지 대지진 25주년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5000여개의 대나무 등불이 지진 발생일을 상징하는 ‘키자무(새기다) 1. 17’를 형상화하고 있다. 고베=교도 연합뉴스

매년 1월 17일 오전 5시46분 일본 고베(神戸)시 히가시(東)유원지에선 1995년 6,434명의 생명을 앗아간 한신(阪神)ㆍ아와지(淡路) 대지진 발생시간에 맞춰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에도 ‘마음을 잇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5,000여개의 대나무 등불을 배열해 ‘키자무(きざむㆍ새기다) 1. 17’을 형상화했다. 재해의 기억을 마음에 새겨 다음 세대에도 전하자는 의미다.

한신ㆍ아와지 대지진과 1만5,000여명이 사망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 상상을 초월한 자연재해를 겪은 일본에선 재해 방지를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인공지능(AI)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방재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고베시는 지난해 4월 위기관리실에 AI가 정보를 수집, 분석, 전달하는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AI가 SNS 상의 글과 사진, 댓글 등으로 재해 발생을 감지, 지자체와 언론사에 정보를 알려준다. AI는 수집한 정보를 과거의 것과 대조하면서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도 갖췄다. 지난해 12월 기준 고베시와 같이 AI를 통한 방재 시스템을 도입한 지자체는 약 30곳에 이른다.

1995년 1월 17일 오전 한신ㆍ아와지 대지진 당시 고베 시내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고베=교도 연합뉴스
1995년 1월 17일 오전 한신ㆍ아와지 대지진 당시 고베 시내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고베=교도 연합뉴스

고베시에선 지난해 10월 90여명의 사망자를 낸 태풍 ‘하기비스’ 상륙 시에도 AI를 활용한 시스템이 가동됐다. AI가 SNS에서 “사람이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다”는 게시물을 발견, 시 위기관리실에서 소방서에 연락해 구출할 수 있었다. 강풍으로 산노미야(三宮)역 천장에서 안내판이 떨어진 것도 파악해 부상자 발생 여부를 즉시 확인했다. 당시 SNS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분석한 뒤 AI 아나운서가 시청 재해대책본부에 통보했다. 고베시에선 하기비스 상륙 당시 AI를 통해 접수된 재해 정보가 108건이었다. 시는 한신ㆍ아와지 대지진 25주년을 맞은 17일에는 무료통화 애플리케이션인 라인으로 재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방재훈련을 실시했다.

고베시가 AI와 SNS를 활용한 방재 및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25년 전 한신ㆍ아와지 대지진의 아픈 상처 때문이다. 1995년엔 일반인에게 휴대폰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 발생 당일 고베시 소방본부 통제실에는 6,922건의 피해 전화가 접수됐지만 한정된 지자체 인력으로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수 없었다.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직접 소방서를 찾아 피해를 알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당일 트위터에 피해를 알린 게시물이 3,300만개 이상 올라왔다. SNS 상의 방대한 정보를 어떻게 방재에 활용하는지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AI가 지자체 인력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AI 시스템 개발회사도 라인 등으로 연결된 시민에게 재해 발생 시 가까운 대피소 안내와 대피생활에 필요한 정보 제공 등의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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