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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美대사 논란’ 또 쪼개진 광화문… “내정간섭 말라” vs “한미동맹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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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美대사 논란’ 또 쪼개진 광화문… “내정간섭 말라” vs “한미동맹 지키자”

입력
2020.01.18 18:54
수정
2020.01.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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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보수단체 “文 대통령, 해리스ㆍ윤석열 내쫓고 공산화하려는 수작” 

 해리스 규탄ㆍ호르무즈 파병 반대 집회 “미국, 내정간섭 그만” 

18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모여 각 상반된 주장을 펴며 세 대결을 벌였다.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양측 신경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번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이날 정오부터 서울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108일 동안 청와대 앞 보수층 지지자들의 철야농성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범투본 대표인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 자신의 목표인 공산화를 위해 광속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더는 장난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공수처는 헌법에 근거 없는 불법 수사기관이자 문 대통령의 조폭ㆍ사병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흔들며 “해리스 화이팅” “한미동맹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인천에서 매주 광화문 광장을 오가며 범투본 집회에 참가한다는 김만재(66)씨는 “미국과의 강력한 공조를 기반으로 대북제재를 제대로 해야 나라가 산다”며 “해리스 대사의 말은 내정간섭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새겨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 16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북한과의 협력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여권에서 ‘내정간섭 같은 발언’ ‘무슨 조선 총독인가’ 등 비판이 쏟아졌고, 청와대도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해리스 대사는 이전에도 호르무즈 파병과 한미 분담금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는 등의 발언으로도 연이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반전반미 집회'에서 민중민주당 관계자들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반전반미 집회'에서 민중민주당 관계자들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해리스 대사의 발언을 규탄하는 진보성향 단체들도 같은날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진보계열 원외정당인 민중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주한미국대사관 인근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반전반미 집회’를 열고 “남북협력 추진시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미국의 허락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말라는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간 주한미군 철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등을 강도 높게 주장해왔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정부, 내정간섭 중단하라’ ‘미군유지비 증액 강요 규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굴욕외교의 상징인 한미간 워킹 그룹을 해체하라”며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려면 유엔사 논의를 운운하는 해리스 대사의 눈치 따위 보지 말고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참여연대와 노동자연대, 사회진보연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72개 시민노동단체 연합(전쟁파병반대연합)이 같은 자리에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전쟁행위 규탄 파병 반대 평화행동’ 집회를 열었다.

전쟁파병반대연합은 “청해부대 작전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할 것을 검토한 한국 정부는 독자파병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 갈등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요청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세계 어디서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고, 여성과 아동 등 전쟁과 무관한 이들이 희생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한국 시민사회노동 관련단체 72개 연합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 광화문 광장에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전쟁행위 규탄 파병 반대 평화행동'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한국 시민사회노동 관련단체 72개 연합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 광화문 광장에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전쟁행위 규탄 파병 반대 평화행동'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날 같은 장소에서 보수, 진보단체 집회가 동시에 열려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쟁파병반대연합은 대규모 보수 집회 참가자들에 둘러 쌓인 채 집회를 이어가기도 했다.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호루라기 등을 불면서 이들에게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으나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도심에 53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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