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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의사 폭행사건 빈발… 병원에 경보기ㆍ검색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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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의사 폭행사건 빈발… 병원에 경보기ㆍ검색대 등장

입력
2020.01.19 12:00
수정
2020.01.19 18: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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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ㆍ병실 부족에 환자 분노… 검색대 설치 첫날 흉기 10개 적발도

중국 의사들이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잇따른 폭행 위협에 수난을 겪고 있다. 급기야 의사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경보기를 차는가 하면 입구에 보안 검색대를 설치하는 병원도 등장했다. 중국 CCTV 재경 캡처
중국 의사들이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잇따른 폭행 위협에 수난을 겪고 있다. 급기야 의사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경보기를 차는가 하면 입구에 보안 검색대를 설치하는 병원도 등장했다. 중국 CCTV 재경 캡처

중국 의사들이 신변 위협에 수난을 겪고 있다. 환자 가족에게 얻어맞고 심지어 살해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급기야 손목에 경보기를 차고 병원에는 보안검색대를 설치하는 묘안까지 등장했지만, 열악한 의료환경에 환자들의 불신까지 겹치면서 의료진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리웨이(李偉) 베이징(北京)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14일 “의사들이 경보용 손목밴드를 착용하는 방안을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며 “의료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대책”이라고 밝혔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인민병원에서도 경보기를 배포할 예정이다. 의사들이 긴급 상황에 신속하게 응하기 위해 휴대하는 호출기와 달리, 외부 위협에 맞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경보기를 차고 다녀야 하는 지경이다.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난닝(南寧)시의 한 병원에서는 이달 초 건물 입구에 보안검색대와 금속 탐지기를 설치했다. 중국 관공서나 지하철역 등에서는 검색대가 일반적이지만, 급박하게 생사가 오가는 병원에서는 이례적인 조치다. 더 놀라운 건, 검색대 설치 당일에만 흉기와 가위 등 의료진을 위협할 수 있는 물건이 10여개나 적발됐다. 병원이 얼마나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돼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 의료진 폭행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 민간항공종합병원 의사는 환자와 친척들에게 수 차례 공격을 당하다 끝내 목이 베여 숨졌고, 지난해 10월 간쑤(甘肅)성의 병원에서도 의사가 환자의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사건은 2000년부터 매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2년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가 싶더니, 2016년 42건이 발생해 의료진 사상자가 60명을 넘어서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공개된 의료진 부상자만 40여명에 이른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 30개성 2,800여명 의사 가운데 83.4%가 병원에서 폭력행위를 경험했고, 24.1%는 직접 신체에 공격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중국 의료진은 명의 화타(華陀)나 백의의 천사로 존경받기는커녕 소방관 못지 않은 고위험 직업군으로 인식되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의료자원 부족으로 환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어려운 현실을 원인으로 꼽는다. 병실은 이미 입원한 환자들로 꽉 차 있고, 외래진료로 의사를 만나려면 반나절 꼬박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성에 차는 의료 서비스는 그림의 떡이다. 더구나 의사에 대한 불신과 환자를 대하는 무성의가 겹쳐 양측 모두 불만이 크다. 갈등의 골이 깊다 보니 중국 의사협회가 2018년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14만6,200명의 의사 중 62%가 의료 분쟁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들은 “한시가 급한 병원에서 검색대가 웬 말이냐”고 항변하지만,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의사들은 “진료를 하려면 내가 먼저 안전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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