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남성 3명 중 1명, ‘고중성지방혈증’
중성지방은 그 자체로는 독성이 없고 g당 9㎉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음식물로부터 공급되는 탄수화물과 지방산을 재료로 간에서 합성되며, 칼로리 섭취가 부족하면 인체 내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하지만 너무 많아지면 콜레스테롤을 변형시켜 이상지질혈증·동맥경화·췌장염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30~40대 남성 가운데 3명 중 1명은 고중성지방혈증에 노출돼 있다(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4배 이상 높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혈액에 중성지방이 많아지면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줄고 ‘나쁜’ LDL 콜레스테롤의 입자를 작고 단단하게 변형시켜 혈관을 잘 뚫고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동맥경화증, 뇌경색, 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혈액 속 중성지방이 88㎎/dL 늘어날 때마다 심혈관질환 위험은 22%씩 증가한다.
중성지방이 500㎎/dL 이상으로 과다하면 심한 복통과 함께 급성췌장염이 생길 수 있다. 혈액 속 중성지방이 100㎎/dL 증가할 때마다 급성췌장염 위험도가 4%씩 증가한다고 보고됐다.
고중성지방혈증은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혈액검사로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혈액 속 중성지방이 200㎎/dL 이상이라면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술이나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중성지방 수치를 올리며, 비만·당뇨병이 있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대사증후군, 만성콩팥병일 때 중성지방이 높다.
중성지방을 조절하려면 식사요법·운동요법·체중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고중성지방혈증 정도에 따라 약물요법도 시행할 수 있기에 전문의 상담 후 조절 계획을 세우면 좋다. 정 교수는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 받아도 식사나 운동요법 없이 고중성지방혈증을 관리하기 어렵다”며 “주 3회 헬스장에서 운동하기 등과 같은 무리한 계획보다는 계단으로 이동하기, 술·지방·탄수화물 많은 음식 줄이기 등 작은 계획부터 실천하면 좋다”고 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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