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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하자있는 인간들’] 총체적 난국 속 씁쓸한 퇴장, 누구를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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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하자있는 인간들’] 총체적 난국 속 씁쓸한 퇴장, 누구를 탓하랴

입력
2020.01.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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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있는 인간들'이 16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MBC 제공
'하자있는 인간들'이 16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MBC 제공

‘하자있는 인간들’이 짙은 아쉬움 속 조용히 막을 내렸다.

지난 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은 꽃미남 혐오증 여자와 외모 집착증 남자가 만나면서 일어나는 지독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신개념 명랑 쾌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안재현, 오연서, 김슬기, 구원 등이 출연한 해당 작품은 ‘쾌활 B급 로맨스’라는 발랄한 주제와 달리 출발부터 녹록지 않았다. 지난 해 8월부터 불거진 남자 주인공인 안재현의 개인사와 관련한 논란이 방송 직전까지 이어지며 일각에서 제기된 남자 주인공 교체 요구 및 대중의 피로감 호소 등 뜻밖의 산을 만난 탓이었다.

남편이었던 안재현을 상대로 한 구혜선의 수위 높은 가정사 폭로와 외도 주장 등 법적 이혼 절차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에 걸친 SNS 공방전은 ‘하자있는 인간들’로서는 악재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제작진은 남자 주인공인 안재현을 교체 없이 지켰다. 안재현 역시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 당시 직접 행사에 참석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사과를 전하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정공법’을 택하며 자신과 작품을 둘러싼 구설을 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작품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우려를 모았던 안재현의 연기력 논란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극 중 안재현이 맡은 이강우 캐릭터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극심한 외모 강박증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겪고 있는 인물로, 코믹한 설정 속 내면의 상처까지 표현해 내야 하는 섬세한 연기가 요구되는 자리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안재현이 이 같은 연기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 채 일관된 연기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혹평을 내놓았다.

극을 이끌어가며 작품에 매력을 심어야 할 남자 주인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가운데, 여자 주인공인 오연서 역시 별 다른 빛을 발하지 못하며 극은 그야말로 ‘산으로 흘러’ 갔다. 스토리 라인이 빈약하고 캐릭터들의 설정과 소재, 전개가 진부하다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던 대본의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총체적 난국 속 ‘하자있는 인간들’의 시청률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최종회 직전까지 자체 최고시청률은 2회 당시 기록했던 4%에 그쳤으며, 그나마도 이를 제외하곤 2%대를 전전했다. 방송 내내 작품의 화제성 역시 미비한 수준이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문제 상황 속 ‘하자있는 인간들’은 끝내 작품의 ‘하자’를 보수하지 못한 채 종영을 맞았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사랑이라도 얻었지, 현실에서 남은 건 씁쓸함뿐인 듯 한 것은 과연 기분 탓일까.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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