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의대 교수회가 이국종 아주대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에게 폭언을 퍼부은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의 사과와 사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당사자인 이국종 센터장이 심경을 밝혔다. 이 센터장은 같은 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희 외상센터에서 문제가 되는 게 폭언이 핵심인 것 같진 않다”며 “국민청원까지 해서 국가에서 예산을 내려 보냈는데, (병원이) 이런 저런 논리를 들어 증원해야 할 (외상센터) 증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정부에서 사람을 더 뽑으라고 준 예산을 병원이 기존 인력 인건비로 썼지만, 복지부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고도 주장했다. 복지부 담당자가 자신에게 보낸 휴대폰 문자를 공개하며 “복지부에서 그 다음주에 체크 한다고 했는데 더 이상 들여다보지도 않고 (문제를) 방치했다. 개선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고,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 센터장은 “개인의 일이 중요한 것 같진 않다”면서 “중요한 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17개 외상센터 중 아주대병원은 그 중 가장 큰 규모의 외상센터인데 정작 병원에서는 골칫덩어리의 적자의 주범처럼(취급된다). 필요 없는 조직처럼 이렇게 취급되고 있는 병원에서는 외상센터를 운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주대의료원 측이 의도적으로 권역외상센터 환자의 입원을 외면했다는 자신의 주장에 아주대 의료원 측이 내부 공사로 병실이 부족해 권역외상센터 환자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이 센터장이 병원 측에 보낸 공문을 증거로 들며 의료원 본원과 외상센터 간의 병실 갈등은 2016년 권역외상센터가 지어졌을 무렵부터 상시적으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센터장이 해군 순항훈련이 참가 중이던 13일 유 의료원장이 과거 이 센터장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보도됐고, 권역 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이 센터장과 아주대병원이 갈등을 겪어 온 사실이 알려졌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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