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시내 대표적인 상권인 일도2동에 위치한 일도지구. 각종 음식점과 커피숍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유동인구도 많은 상권 중 한 곳이다. 겉으로는 상권이 활성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지역도 최근 경기불황의 여파를 비껴가지는 못하고 있다. 비싼 임대료에 매출 감소, 과열 경쟁 등으로 1~2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소자본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점 등이 빈자리에 다시 창업을 하는 등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5년째 음식업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일년 내내 거리 곳곳에 인테리어 공사와 간판 교체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영업이 잘되는 업소들도 있지만, 상당수 업소들은 경기불황으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등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제주시내 공중위생업소들의 창업과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음식점인 경우 지난해 2곳이 창업하는 동안 1곳은 폐업하고, 2곳 이상은 주인이 바뀌었다. 위생업소는 음식점ㆍ유흥주점ㆍ제과점 등 식품위생업소와 숙박업ㆍ목욕업ㆍ미용업ㆍ세탁업 등 공중위생업소로 구분된다.
16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위생업소 허가 및 신고처리 건수는 총 9,748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창업인 신규허가는 2,863건, 업소 주인이 바뀐 지위승계는 2,796건, 폐업은 1,806건 등이다. 나머지는 상호ㆍ면적 등을 교체한 변경 1,725건, 재교부 268건, 면허 290건이다.
이 중 일반음식점 4,532건ㆍ휴게음식점 1,476건 등 음식점 관련 처리는 6,008건으로,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처리 내용은 신규 1,729건(일반 1,071ㆍ휴게 658)과 폐업 967건(일반 586ㆍ휴게 381), 지위승계 1,958건(일반 1,739ㆍ휴게 219) 등이다. 음식점 2곳이 창업할 때 1곳은 문을 닫았고, 2곳은 주인이 바뀐 셈이다.
음식점 폐업 원인은 외식업의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매출은 줄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증가하고,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회식 문화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기불황과 음주문화 변화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흥주점과 단란주점도 음식점들과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유흥주점 294곳이 승계됐고 6곳은 폐업했다. 신규는 4건에 불과했다. 단란주점의 경우 신규 3건, 지위승계는 209곳, 폐업은 8곳이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던 숙박업 창업도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신규는 33건이지만 지위승계 101건, 폐업 14건 등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간편식 요리를 제공하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446곳 생겨났고, 손ㆍ발톱을 관리하는 네일숍과 피부관리업소 등 미용업은 199곳이 개업했다. 이들 업종은 다른 사업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작은 공간에서 소자본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점과 소규모 카페가 늘고 있지만 과잉 경쟁으로 경영난을 겪는 업소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 불황으로 서민이 운영하는 영세 사업장이 가장 먼저 도태되면서 창업 전 철저한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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