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서 수술 후 군 병원서 ‘심신 장애 3급’ 판정
“여군으로 계속 복무 희망”…전역 여부 두고 논란 일 듯
20대 한 육군 부사관이 휴가 기간 중 외국에 나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다. 그는 국방부의 조기전역 권고를 거부하고 여군으로 만기전역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창군 이래 복무 중인 군인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계속 복무하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응이 갈리고 있다. 그의 결정에 긍정적인 누리꾼들은 “빨리 여자가 돼 사회에서 하루라도 여자로 살기 위해 군복무 중일 때 수술한 것으로 보이는데 간절함이 느껴진다”(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앞으로 계속 복무하겠다는 것도 그렇고 부사관의 용기가 대단하다”(깻****), “만기 전역이 목표라니 멋지다”(se****), “진심으로 만기 전역을 원한다면 대단한 애국심이다”(ds****) 등의 반응으로 지지를 보냈다.
또한 ‘다른 의도를 갖고 수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전역하려고 꼼수를 쓴 게 아니라 만기전역이라면 칭찬해야 되는 것 아니냐”(여****), “만기전역 하겠다고 진정을 넣었으면 다른 마음은 없었다는 것만큼은 증명됐다”(시****) 등의 의견을 남겼다.
그러나 부정적 의견이 보다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같이 복무하는 전우들에게 민폐다”(yo****), “만기전역 생각이 있었다면 전역 후 성전환을 했어야 했다”(hi****), “일찍 제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도 굳이 다 채우고 나가겠다는 것은 뭔가, 주위 군인들 생각도 좀 해주지”(마****), “남군, 여군 부사관을 따로 선발하는데 무조건 전역시켜야 한다”(노****)라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군 기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부대장이 수술에 동의했을 리도 없고 해외여행 허락만 받고 자기 마음대로 수술을 하고 왔다면 이게 어떻게 칭찬받아야 할 일이냐”(하****), “전투력에 손실이 생기고, 사적인 영역이라 하기엔 군이라는 특수성이 있으니 사전허가를 받거나 보고는 했어야 하는데 복무규정 위반 아니냐”(ah****), “군 기강이 이런데 나라는 지킬 수 있겠나, 이 나라 군대가 어떻게 될지 미래가 암담하다”(양****) 등의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 복무중인 이 부사관은 복귀 이후 군 병원 의무조사에서 ‘심신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의 추측과는 달리 그는 지난해 휴가 전 군 병원에 성전환 수술 예정을 알렸고, 군 병원 측은 ‘성전환 수술을 하면 군 복무를 못 할 가능성이 있다’고 고지하는 등 육군에서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법령에는 남성으로 입대한 자의 성전환 후 계속 복무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지만, 군 인사법 및 군 인사 시행규칙상 해당 부사관은 전역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계속 부사관으로 복무하기를 희망하며 이날 군 인권센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그의 전역 여부는 조만간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될 방침이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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