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단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BMW 3 시리즈의 존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볼보가 그러한 '인식'을 바꾸려고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역대 가장 역동적인 스웨디시 스포츠 세단'인 3세대 S60을 국내 시장에 투입한 것이다.
새로운 도전자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자동차 블로거 '쭌스'와 함께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의 시승에 나섰다. 블로거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과연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을 어떻게 평가할까?
대담한 도전, 더욱 어려운 인식의 극복
시승에 앞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볼보의 '직접적인 스포츠 모델'은 흔치 않다. 굳이 정의를 한다면 '폴스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볼보 모델'로 스포츠 세단을 겨냥한다는 점은 쉽지 않을 일일 것이다.
조금은 고지식하지만 고풍스러운 와중에도 세련된 스타일의 수트를 입은 것 같은 브랜드인 만큼 D 세그먼트 스포츠 세단이라는 '존재'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제품 이상으로 브랜드의 활동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매력적인 '새로운 스포츠 세단'의 등장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이하 볼보 S60)은 경쟁 모델 대비 길고, 넓고, 낮은 차체는 스포츠 세단에 대한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차체를 가졌다. 긴 후드와 승객석을 최대한 뒤로 미룬 S60의 비례는 빼어난 디자인에 가려진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시그니처 헤드라이트 디자인에서 부터 낮고 긴 차체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특히 롱 노즈-숏 데크의 우수한 프로포션 덕에 S90이 떠오를 정도로 대담한 존재감을 통해 고유한 매력을 드러낸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60 클러스터에서 비교적 늦게 데뷔하고, 또 '스포츠 세단'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한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볼보 S60만의 특별한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그런 포인트가 부족하니 S90의 그늘에 가려지는 느낌이다.
단정하면서도 격이 느껴지는 공간
볼보는 디자인 외에도 실내 공간의 매력이 강력한 브랜드다. 실제 도어를 여는 순간 스웨디시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명확히 느낄 수 있다. 대시보드 및 실내 공간에 활용된 소재의 사용에서 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고급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움'을 품고 있는 깔끔한 우드 패널과 금속 고유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금속 패널 등이 어우러지며 고급스러운 감성을 한껏 자아낸다. 시각적인, 그리고 촉감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물론이고 B&W 사운드 시스템이 선사하는 '듣는 만족감' 또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세로로 길게 그려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능적인 만족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앞서 설명한 B&W 사운드 시스템은 물론이고 각종 안전, 편의 기능과 마사지 기능이 더해진 시트 등의; 만족감도 돋보인다. 이와 함께 '파일럿 어시스트' 또한 실내공간의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D 세그먼트 세단 시장은 '공간'의 중요성도 높은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보 S60의 실내 공간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모든 시트는 인체공학적인 구성을 갖췄으며 1열 시트의 경우에는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을 제공하며 2열 공간은 특유의 고급스럽고 인체공학 적인 구성을 통해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도전자' 볼보 S60
본격적인 주행의 시작과 함께 독특한 느낌이 들었다.
볼보 S60의 보닛 아래 자리한 254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내는 T5 엔진은 동급에서 탁월한 성능이 아니지만 '스포츠 세단'으로 분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조금 거칠긴 하지만 속도를 높이면 풍부한 사운드가 실내 공간으로 전해지며 '드라이빙의 감성'을 한껏 강조하는 모습이다.
볼보만의 5기통 엔진을 버리고 효율성을 위해 마련한 모듈형 엔진의 결과물인 T5 엔진은 동급 최고라 평가할 수는 없곘지만 지금까지 스포츠 세단의 대표주자로 불렸던 독일 삼사의 경쟁 모델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만남'의 가치를 제공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변속기에 있다.
엔진에 대한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변속기가 '드라이빙의 매력'을 조금 깎아 내리면서 그 매력을 100%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세단을 지향하는 만큼 변속기의 역할이 큰데, S60의기어트로닉은 스포티함 보다는 '일상의 편안함'에 집중하는 것 같다.
워낙 다양한 모델을 통해 최적화를 거친 만큼 주행 상황에서 적절한 기어를 찾이 못하는 일은 없지만 조금 더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드라이빙의 매력을 한층 강조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볼보 S60의 움직임은 무척 독특하다. 볼보만의 보수적이면서도 직관적인 느낌이 돋보이기 보다는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에 집중한 듯하다. 덕분에 솔직한 피드백과 함께 조향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아 기존의 볼보보다 조금 더 적극적인 느낌이다.
주행 모드에 따라서 그 무게감이 달라지지만 부드럽지만 헐렁이지 않고 편안함을 기초로 한 직관적인 반응은 스포츠성과 고급스러움의 사이에서 조금 애매하지만 볼보만의 스타일이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체의 셋업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그 긴장감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편안함 감성을 연출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 뒤에 역동성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덕분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경계에 자리하는 것 같다. 다만 고속 주행에서는 조금 더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도전자에 대한 기대
볼보 S60은 독일 D 세그먼트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에게 스웨디시 프리미엄, 스웨디쉬 스포츠세단이라는 새로운 경험과 존재감을 선사한다.
이는 벤츠도, BMW도, 아우디도 아닌 볼보만의 새로운 유럽 브랜드의 스포츠 세단 감성으로 마니아적인 성향 보다는 포옹력을 크게 가져가면서 누구나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존재을 새롭게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한 신차고, 또 '완벽히 구현된 볼보의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기엔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다. 그러나 향후 연식 변경 및 부분 변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본다.
취재협조: 자동차 블로거 '쭌스'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