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법관들이 연이어 총선 출마의 뜻을 밝히고 사표를 내면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하기에는 사법 불신 풍조 등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0일 장동혁(51ㆍ사법연수원 33기) 광주지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의원 면직 처분했다. 장 부장판사는 오는 4월 대전ㆍ충남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장판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맡고 있어 재판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장 부장판사의 사직으로 다음달 10일 예정된 전씨 재판의 증인신문은 연기됐고, 다음달 24일 법원 정기인사 전까지 임시 재판부 체제로 운영된다. 더군다나 처음 재판을 맡았던 김호석 판사가 지난해 2월 정기 인사로 자리로 옮긴 후 1년이 채 안 돼 담당 판사가 바뀌게 됐다.

앞서 이수진(51ㆍ사법연수원 31기) 수원지법 부장판사, 최기상(51ㆍ사법연수원 25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모두 여당의 영입 제안을 받고 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부장판사와 최 부장판사 모두 사법개혁에 목소리를 냈던 인물들이라 이번 사퇴를 두고 더욱 논란이 되었다.

이 부장판사는 2016~2017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민사심층연구조에서 연구관으로 일하며 강제징용 사건 판결이 지연된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최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전국법관대표회의 회장을 맡아, 사법개혁 현안에 대해 법원 내부의 목소리를 모으는 역할을 맡았다.

법조계에서는 법관의 줄사퇴가 계속되면 재판의 독립ㆍ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퇴하기 전 선거법 수사 등 정치권과 관련된 민감한 사건들을 다뤘을 때 과연 국민들이 그 재판의 결과가 공정하다고 믿어주겠냐는 것이다. 허윤 대한변협 수석대변인은 “판사 개인이 소명감을 갖고 중립적으로 판단한 것과는 무관하게 사법불신 정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비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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