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탈(Taalㆍ현지 발음 따알) 화산의 폭발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가짜 뉴스까지 잇따르고 있다. 경제적 피해도 속속 집계되고 있다.
15일 필리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얘기들이 뉴스 형식으로 퍼지고 있다. 화산 폭발로 인해 지반이 불안정해 어느 지역의 쇼핑몰이 언제든 붕괴될 것이기 때문에 가지 말라거나, 우주광선의 피해를 막기 위해 휴대폰을 모두 끄라는 내용이다. 이날 탈 화산 부근 15개 도시에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가짜 뉴스도 있었다. 심지어 마스크 품귀 현상에 기대 폭리를 취하거나 효과가 없는 가짜 마스크를 파는 곳도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비극과 사투하는 한편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 언론사에 화산 관련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할 정도다. 당국 관계자는 “가짜 뉴스가 더 큰 두려움과 공황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탈 화산은 12일 대규모 분화 이후에도 최소 466회의 화산 지진이 관측되는 등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이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는 “이처럼 강한 지진 활동은 탈 화산 아래에서 마그마가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라며 “추가 분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화산 분화구 표면의 활동은 대체적으로 약하다”고 덧붙였다. 화산 경보도 최고 단계(5단계) 바로 아래인 4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용암 분출 같은 위험한 화산 활동이 최소 수시간 내에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필리핀 농무부는 화산 폭발에 따른 농작물 및 가축 피해가 5억7,739만페소(132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농경지에 화산재가 떨어지면서 쌀 옥수수 커피 바나나 등이 큰 타격을 입었고, 가축 2,00마리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탈 호수에서 물고기를 낚던 어부들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보트를 몰고 말을 끌어 생계를 유지하던 주민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현재 피난민 수는 2만4,000명이 넘는다. 화산재 공포도 엄습하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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