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우7 기술지원 종료하자
온라인서 업데이트 방법 공유하고
교육용 무료 배포한 윈도우에서
시디키만 빼내 3000원에 거래도
미 NSA “윈도우10도 보안 위험”
이달 14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PC용 운영체제(OS) ‘윈도우7’에 대한 기술 지원을 끝내기로 하면서, 윈도우7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한 ‘윈도우10 편법 업그레이드’ 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윈도우10에 대해 “해킹 위험이 있다”고 통보하고 MS가 급히 보안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윈도우 사용자의 불안감은 커지는 양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설치한 윈도우10의 경우 보안 안정성 저하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당장 20만원 이상의 비용이 아까운 사용자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다. 구체적인 업그레이드 방법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는 건 물론 한정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인증 코드(시리얼키)가 정품으로 버젓이 둔갑해 거래되기도 한다.
윈도우7을 윈도우10으로 편법 업데이트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다. 우선 윈도우7, 8, 8.1 이용자가 MS 공식 홈페이지에서 윈도우10 ‘복구용 설치파일’을 다운받아 설치하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널리 공유되고 있는 방식이다. 당연히 정식 라이선스(자격)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정품 사용과는 거리가 멀다. MS 측은 “정식 라이선스가 없는 경우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00~3,000원에 팔고 있는 시디키(시리얼키ㆍ정품 인증 코드)를 구매하기도 한다. 정식 구매가 20만8,000원(윈도10 홈), 32만4,600원(윈도10 프로)과 비교하면 약 1%에 불과한 가격에 꽤나 인기가 좋다. MS 측에서는 개발자용이나 교육용으로 무료 배포한 윈도우 제품을 일부가 뒤로 빼돌려 시디키만 값싼 가격에 되파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S 관계자는 “이 경우 특별한 목적으로 배포된 소프트웨어인 만큼 기간이나 기능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며 “언제 못쓰게 될지 모르는 제품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백, 수천 개의 PC에서 일시적으로 인증할 수 있는 시디키가 정품처럼 거래되기도 한다. 대체로 기업용 라이선스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만 사용이 가능하며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인증이 해제되면서 전체 소프트웨어가 삭제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방법 모두 ‘저작권법 위반’으로, 불법이라는 점이다. MS에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면 판매자는 물론이고 구매자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사용하는 컴퓨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는 OS는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무항균 상태’에 가깝기 때문이다. 당장은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OS 허점을 파고든 바이러스나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가 등장할 경우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MS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오픈마켓을 꾸준히 필터링하고 있으며, 불법 판매가 의심될 경우 오픈마켓 측에 알려 판매정지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며 “윈도우10은 MS가 내놓는 ‘최종 버전’ 윈도우로 앞으로는 새 버전이 출시되는 대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만 진행되기 때문에 정품 인증을 지금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윈도우 OS 이용자 중 21.9%가 여전히 윈도우7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외신들은 NSA가 윈도우10 등에 대해 사이버 침입이 가능한 심각한 결함을 발견하고 MS에 대응조치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NSA가 지적한 결함은 윈도우10과 윈도 서버 2019 등에 포함된 ‘Crypt32.dll’ 파일에서 발견됐으며, 이를 악용하면 해킹 프로그램이 포함된 실행파일이 신뢰할 수 있는 파일로 둔갑할 수 있다. MS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안 업데이트를 시행한 상황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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