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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오디션 예능… tvN ‘더블 캐스팅’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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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오디션 예능… tvN ‘더블 캐스팅’ 기대 반 우려 반

입력
2020.01.16 04:40
수정
2020.01.16 16:3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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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주인공 그윈플렌 역을 맡은 배우 박강현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박강현은 ‘팬텀싱어’ 출연 이후 뮤지컬계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연합뉴스.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주인공 그윈플렌 역을 맡은 배우 박강현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박강현은 ‘팬텀싱어’ 출연 이후 뮤지컬계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연합뉴스.

뮤지컬 ‘HOPE-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고훈정, ‘그리스’ 기세중, ‘웃는 남자’ 박강현, ‘빈센트 반 고흐’ 배두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백승렬 등 최근 주연급으로 활약 중인 젊은 뮤지컬 배우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도약대 삼아 스타로 거듭났다는 사실이다.

고훈정과 기세중, 박강현, 배두훈은 남성 크로스오버 4중창 그룹 선발 프로그램인 JTBC ‘팬텀싱어’ 시즌 1, 2의 출연자였고, 백승렬은 뮤지컬 주연 자리를 놓고 경연을 펼친 MBC플러스 ‘캐스팅 콜’의 우승자다. 방송을 통해 쌓인 대중적 인지도가 곧장 티켓 파워로 이어졌다.

또 하나의 뮤지컬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지난 6일 첫 촬영에 들어가 2월 중순쯤 방영 예정인 tvN ‘더블 캐스팅’이다. 본선 진출자들은 1대1 맞대결을 통해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토너먼트 형식의 경연을 벌인다.

경연 과정은 배우 신성록을 비롯해 마이클 리, 엄기준, 차지연, 한지상, 이지나 연출가 등이 이끌어 나간다. 오디션 참가자들에게는 방송을 떠나서 베테랑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우승자에겐 대형 뮤지컬 주연 자리도 준다. 연출을 맡은 이민정 PD는 “어느 분야든 견고한 진입 장벽만 넘어서면 누구나 충분히 빛날 수 있다”며 “앙상블 배우들의 도전과 성장을 통해 제 자리에서 분투하는 젊은 세대를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컬 ‘HOPE-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고훈정(왼쪽부터), ‘그리스’ 기세중, ‘빈센트 반 고흐’ 배두훈. 알앤디웍스ㆍ오디컴퍼니ㆍ에이치제이컬쳐 제공
뮤지컬 ‘HOPE-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고훈정(왼쪽부터), ‘그리스’ 기세중, ‘빈센트 반 고흐’ 배두훈. 알앤디웍스ㆍ오디컴퍼니ㆍ에이치제이컬쳐 제공

뮤지컬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팬텀싱어’ 효과 때문이다. 팬텀싱어에 뮤지컬 배우가 많이 출연했고, 또 뮤지컬 곡을 많이 불렀다. 그 덕에 뮤지컬 자체는 물론, 뮤지컬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재능 있는 신인 발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려도 없지 않다. 최근 Mnet ‘프로듀스X 101’ 순위 조작 파문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감과 불신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 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를 의식한 듯 제작진은 “시청자 문자투표를 폐지하는 등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뮤지컬계 스타 시스템을 고착화시킬 것이란 걱정도 있다. 안 그래도 뮤지컬계에선 소수 남자 배우에 집중된 스타 마케팅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런데 ‘더블 캐스팅’도 남자주인공 캐스팅을 목표로 내세웠다. 신인 발굴이라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ㆍ공연계의 남자 스타 의존도는 더 커지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셈이다. 지혜원 공연평론가는 “뮤지컬이란 소재를 가져왔다 해도 예능 프로그램인 이상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건 아닌지, 그 결과 배우 자원을 넓히자는 취지임에도 여자 배우 발굴에 무관심한 건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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