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위반 과태료에 불만을 드러낸 중국 남성이 경찰에 구금됐다. 네티즌은 경찰의 처분이 과도하다며 이 남성이 홧김에 내뱉은 발언을 “올해 첫 유행어로 정해야 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0일 안후이(安徽)성 하오저우(毫州)시에서 중년 남성 운전자가 교통위반 딱지를 떼인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욕설을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혀갔다”며 “아직 풀려났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온라인 공간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이 남성은 SNS에 “아들을 기다리느라 고작 10분 주차했는데 100위안(약 1만7,000원) 과태료라니”라는 글을 올리며 ‘할머니 다리(奶奶腿)’라는 표현을 썼다. 바이두 백과사전을 보면, “‘그 할머니의’와 같은 의미로, 욕설이라는 뜻”이라며 “때론 상대방을 욕하고, 때론 어떤 일에 불만이 있을 때 내뱉는 화풀이”라고 풀이돼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심하지 않고 가벼운 수준의 욕설’로 보는 것이 통례다. 위험 수위에 해당하는 발언은 아니라는 의미다.
논란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이 남성이 SNS에 글을 올린 다음 날 경찰이 그를 소환해 바로 구류 처분을 내렸다. 중국법에는 ‘직무 수행 중인 경찰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자는 5~10일 구금할 수 있고, 500위안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달랐다. 상당수는 “이 남성이 누구 할머니의 다리를 말한 것인지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경찰관을 저주하기 보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에 불과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공권력 행사가 너무 가혹하다”, “권력 남용 아닌가”, “이 남성의 욕설은 그냥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항의성 댓글이 잇따랐다. ‘할머니 다리’ 논란은 SNS에서 불과 며칠 만에 조회수가 7,700만건을 웃돌았다. 일부는 “이 남성의 발언을 올해 첫 유행어로 선정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현지 사법당국은 13일 “관계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만약 부적절한 법 집행이 발견된다면 잘못을 바로잡고, 결코 은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남성의 SNS 팔로워들만 볼 수 있는 계정에 올린 글을 어떻게 경찰이 신속하게 파악해 처벌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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