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대세에 ‘S, 노트’ 브랜드 전략 재검토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 ‘CES 2020’이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살피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0년 동안 이어 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의 출시와 브랜드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한해 상반기엔 ‘갤럭시S’를, 하반기엔 ‘갤럭시노트’를 각각 선보이면서 고수해 왔던 연간 2종의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전략으로는 지속적인 혁신 추진이 어렵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라인업까지 추가되면서 ‘S’와 ‘노트’ 시리즈의 병행 전략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라인업 통합이나 브랜드 교체 등을 포함해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스마트폰의 전략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배경으로 보인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매년 2월은 갤럭시S로, 8월은 갤럭시노트 신제품으로 각각 공개하던 방식에서 노트 라인업 대신 폴더블폰 신제품에 집중하는 방안을 비중 있게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크게 S와 노트, 폴더블 등의 3개의 핵심 라인업 가운데 3종을 모두 가져가는 건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노트를 버리고 폴더블과 S만 가져갈지, 폴더블에 주력할지, 여러 가지 선택지에서 전체적인 전략을 다시 짜는 단계”라고 전했다.

2010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첫 제품 '갤럭시S'.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에게 갤럭시의 의미는 상당하다. 삼성전자가 애니콜인 ‘옴니아’의 흑역사를 극복하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브랜드다. 삼성전자에선 당시 브랜드 가치가 5조원에 달했던 애니콜을 과감하게 버리고 2010년 첫 갤럭시S를 출시했다. 이후 대화면 스마트폰 시대를 예견한 삼성전자에선 2011년 9월 갤럭시노트를 내놨고 그 해 3분기 애플을 꺾고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때부터 10년 동안 삼성전자 브랜드 운영은 상반기엔 ‘갤럭시S’로, 하반기엔 ‘갤럭시노트’로 굳어졌다.

2011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 첫 제품 '갤럭시노트'. 삼성전자 제공

하지만 폴더블폰 시대가 태동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시작됐다. 태블릿컴퓨터(PC) 같은 대화면을 접어 휴대성까지 높인 폴더블폰 등장으로 노트의 최대 차별화 포인트였던 큰 화면에 대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하드웨어의 구조화된 형태)가 폴더블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별도의 대화면 브랜드를 유지할 명분보다 폴더블폰 역량 집중의 필요성에 힘이 실린 이유다. 실제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10 5G’와 ‘갤럭시노트10플러스’ 화면 크기는 각각 6.7인치, 6.8인치다. 노트에 탑재된 ‘S펜’ 빼고는 별 차이가 없다.

연내 S와 노트 2종씩 매번 차별화를 꾀하기엔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이미 감지된 상태다. 다음달 공개될 ‘갤럭시S20’을 두고 ‘1억800만화소’란 카메라 사양 이외엔 내세울 게 약하단 자조적인 얘기는 삼성전자 내부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마저도 삼성전자로부터 1억800만화소 이미지 센서를 공급받은 중국 샤오미가 자사 폰에 먼저 탑재시켰다. 삼성전자가 S10 후속작 명칭으로 S11 대신 S20을 선택한 것도 10년이란 갤럭시 역사 대신 새로운 10년을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에서 비롯됐단 시각도 나온다.

조만간 예정된 삼성전자 인사 역시 갤럭시 스마트폰 전략 수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보통 매년 연말에 단행해왔던 인사는 현재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전현직 임원들의 각종 재판과 관련, 새해로 넘어왔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올해 진행될 인사가 새로운 스마트폰 브랜드 전략 수립 시점과 비슷하단 점에서 관련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IM(ITㆍ모바일)부문의 컨트롤타워 교체와 함께 브랜드 전략 재검토 작업도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의 유무형적 가치가 워낙 커서 부담도 되지만 시점 등 대내외 여러 환경을 고려해 갤럭시 브랜드 운영 방식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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