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토끼 살인사건’에 또 뭇매 맞은 ‘성범죄자 알림e’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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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토끼 살인사건’에 또 뭇매 맞은 ‘성범죄자 알림e’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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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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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분 기다렸는데도 먹통…복잡한 인증에 정보 공유도 금지 

 12월 조두순 출두 때 접속폭주 예상…여가부 대책마련 골머리 

접속 대기 시간 지연 중인 ‘성범죄자 알림e’ 모바일 앱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발생한 미제사건 ‘엽기토끼 살인사건’이 한 방송을 통해 재조명된 후 용의자를 검색해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가 한때 마비되는 등 몸살을 앓았다. 며칠 동안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천 명이 동시접속 하는 등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자 대기시간만 수십 분이 초과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성범죄자 알림e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범죄자 정보 검색하는데 본인인증에 세시간 대기?” 

‘성범죄자 알림e’는 여성가족부와 법무부가 2010년부터 공동 운영해 온 사이트 및 모바일 앱으로, 판결을 통해 공개 명령을 받은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도 및 조건 검색을 하면 성범죄자의 이름, 나이, 키, 몸무게,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거주지는 물론 정면ㆍ좌측ㆍ우측 얼굴과 전신 사진, 범죄 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정보는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아동청소년 보호 세대와 학교 등에 우편으로도 고지된다.

‘엽기토끼 살인사건’ 관련 방송 직후 ‘성범죄자 알림e’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폭주한 상황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엽기토끼 살인사건’ 관련 방송 후 며칠이 지나도록 대기자가 이어져 불편을 호소하는 누리꾼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가장 큰 불만은 사이트 접속과 시스템 이용이 불편하다는 부분에서 터져 나왔다. 누리꾼들은 “대기자가 몇 천명이 넘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볼 수 있다”(Fo****), “대기 시간이 3시간으로 나온다”(Mo****)고 말했다. 또 “범죄자 확인하는데 본인 인증은 왜 하나, 대기시간이 이렇게 길어도 되는 것이냐”(mo****),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시접속 하는지는 몰라도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성범죄자 열람 한번 하는데 접속대기를 매번 10분 이상 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수 년 전부터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의 시스템상 미비를 지적하는 민원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사이트와 모바일 앱 둘 다 이용 할 때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아이핀(I-PIN) 등을 통해 본인인증을 마쳐야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이에 “페이지마다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데 대기자도 많고 사이트가 버벅거려 악성코드 심어놓은 사이트를 다녀온 기분이다”(co****), “처음에 본인인증 두 번을 하고 나서 드디어 범죄자 신상정보를 클릭, 몇십분을 기다려도 나오질 않고 로딩 중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ni****) 등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성범죄자 알림e’ 공유 금지 조항 관련 국민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성범죄 예방하자며 정보 지인에게 넘기면 처벌 대상 

아울러 이같이 어렵게 접속, 검색한 후 얻은 해당 정보를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물음표를 다는 이들도 많다. 이 공유 금지는 성범죄자의 개인정보 유출과 명예훼손 등을 고려한 조치로, 누구나 검색할 수 있고 이미 공개된 정보라 할지라도 유포 시 법원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가수 고영욱 관련 신상정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이들이 기소돼 각 100만원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사례, 성범죄자와 만나는 지인에게 성범죄자 알림e 화면 사진을 보냈다 벌금 300만원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인 만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처벌돼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현행 청소년성보호법 5장 55조 ‘공개정보의 악용금지’ 조항에 근거하고 있다. 공개정보가 성범죄 우려가 있는 사람을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는 취지다. 정보를 신문, 잡지 등 출판물,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에 공개하거나 수정ㆍ삭제하는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화면 캡처 자체가 불가능할 뿐 더러 사진을 찍어 메신저로 전송하는 것도 금지된다.

일각에서는 성범죄를 예방하고 재범을 막기 위해 정보를 공개한다는 목적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인 간 일대일로, 또는 단체 대화방 등에서 공유하는 경우에도 처벌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성범죄가 있어도 신상정보를 이웃에게조차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신상정보 공개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과도한 제한”이라며 이 같은 행위를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청소년성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2008년 8세 아동을 성폭행 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은 2020년 12월13일 만기출소가 예정돼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2월 조두순 출소하면 접속량 폭주할텐데 어쩌나” 

여성가족부에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올해 12월13일로 예정된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일 등에 또 다시 접속량이 폭주, 국민적 우려가 큰 범죄자들의 거취 확인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비하려는 의도도 있다. 여가부 측은 기자와 통화에서 “본인인증절차는 올해 정부 통합인증서비스인 디지털 원패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다 간편하게 개선하려 하고 있다”며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서버가 한정적이라 한꺼번에 접속자가 많이 몰릴 경우 대량접속제어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조두순 출소 등 이슈가 있어 관제센터와 시스템 개선을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유 금지 조항과 관련해선 우선 입법의 영역인 데다, 신상정보 등록ㆍ관리 기간이 지나서까지 무분별하게 신상정보가 확산될 경우 새 삶을 살아가려는 성범죄자와 그 가족 등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만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 측은 “공개된 신상정보는 정보통신망에 한번 퍼져나가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확인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돼있는 부분이라 집행기관으로서 주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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