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탄도 국제사회 중재자 역할 강조
지난 50년 가까이 오만을 이끌어 온 군주인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를 추모하고 새 술탄을 만나기 위해 걸프지역 각국 정상들이 오만에 모였다. 술탄 카부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79세 나이로 별세했다.
APㆍAFP통신은 12일 카타르 군주인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쿠웨이트 군주 셰이크 사바 알 아마드 알 사바, 바레인 국주 하마드 이븐 이사 알칼리, 예멘 대통령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튀니지 대통령 카이스 사이에드가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오만을 찾았다. 오만을 식민지 지배했던 영국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와 찰스 왕세자가 무스카트를 방문했다.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여러 정상의 오만 방문은 중동지역 중재자 역할을 해 온 오만의 위상을 보여준다.
서방 각국 정상들은 추모 성명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를 ‘진정한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지칭했다. 이어 “지역의 평화를 달성하려는 전례 없는 노력으로 모든 관점을 경청하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만의 뿌리에 애착을 갖는 동시에 세계에 개방돼 있던, 오만의 정신과 문화를 상징하는 사람”이라고 술탄 카부스를 설명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중동의 최장수 군주로 ‘현대 오만의 설립자’로 평가 받는 술탄 카부스는 중립 외교 정책으로 중동 내 갈등 속에서 오만을 지켜왔다.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ㆍJJCPOA),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 후티의 협상 등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2017년 6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이 카타르와 단교했을 때도 오만은 중립 위치를 지켰다. 오만의 새 술탄에 오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도 11일 첫 연설에서 중립 외교 정책 기조를 지켜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술탄 하이삼은 “우리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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