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전날에도 분화구 부글부글”, “재 때문에 피난도 못 가고 있어”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따가이따이의 탈 화산이 12일 폭발하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마닐라=AP연합뉴스

필리핀 마닐라 인근 따가이따이의 유명 관광지인 탈(Taal) 화산이 분화하면서 현지에 체류 중인 교민들과 관광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페 등에 올린 화산 분출 목격담과 후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화산 분출 바로 전날 탈 화산에 다녀온 관광객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누리꾼은 13일 지역 커뮤니티에 “화산 폭발 전날 산 정상에 있었다. 공항에서 발이 묶여 집에 못 가고 있지만 정말 다행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정상에 올라가는데 땅속 여러 군데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정상에서 타는 냄새가 엄청 났다”며 “분화구에 물도 끓고 있고, 연기도 하얗게 피어 올랐는데, 원래 활화산이어서 그렇다고 설명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탔던 말의 마부들은 정상 바로 밑에 사는 원주민들인데 괜찮을지 걱정됐다”며 “화산재 때문에 밖에 나갈 수도 없고 탄 냄새도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분수쇼를 보다가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기에 아내에게 농담 삼아 화산재냐고 했는데 진짜 화산재였다”며 “42년 만에 폭발이라는데 그 시기에 제가 여기에 있다”(na****), “제가 사는 지역 쪽에 화산이 폭발했다. 온 세상이 까만 화산재로 뒤덮였다”(ko****)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필리핀 따가이따이의 탈 화산이 12일(현지시간) 분화해 화산재가 마닐라 시내를 뒤덮었다. 슈퍼마켓 관계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13일 인도에 쌓인 화산재를 쓸어내고 있다. 김지웅씨 제공

현지 체류자들에 의하면 하루가 지난 이날까지도 화산 분출의 영향으로 마닐라 지역은 탄 냄새가 진동하고 화산재로 피해를 입고 있다. 한 누리꾼은 “분화도 멈춘 것 같고, 어제처럼 심한 스모그도 덜한데 화산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fs****)며 화산재가 도로를 뒤덮고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또 “화산재가 비처럼 내려 피난도 못 가고 근처 마트와 집에 비상식량도, 마스크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창문도 다 닫아놨는데 미세하게 들어오는 재 때문에 목부터 가슴까지 아프고 괴롭다더라”(ge****)며 현지 체류자의 증언을 전한 글도 있었다.

탈 화산은 탈 호수 안에 형성된 이중식 화산 구조로 독특한 경관을 자랑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던 관광지로 꼽힌다. 호수에서 분화구 정상까지 조랑말을 타고 올라가는 조랑말 트레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필리핀 화산연구소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진동이 발생하는 등 화산 활동이 감지됐고, 오후까지 분화가 이어지면서 주민과 관광객 6,000여명이 대피했다. 화산재가 따가이따이에서 65㎞가량 떨어져있는 마닐라까지 도달해 마닐라국제공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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