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달러 투입한 민주당 경선 탈락해도 7억달러 반 트럼프 운동에 지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자신이 대선후보가 되지 못해도 10억달러(1조1,60억원)를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州) 전역에 유세를 다니던 블룸버그가 한 오찬자리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어떤 민주당 후보에게도 부정적인 광고를 내보내지 않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블룸버그는 “후보가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가에 따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책 노선이 전혀 다른 경선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나는 정말 그들에게 동의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들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비교해보면 쉬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의 총 자산은 540억달러(6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선이 시작된 후 이미 2억달러(2,300억원) 이상을 광고에 쏟아 부었다. 이대로 3월까지 가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선거기간 내내 지출한 광고비와 거의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가 돈으로 후보 자리를 사려고 한다는 식의 비난도 있었다.
NYT는 이런 블룸버그의 계획이 ‘그림자 선거 운동’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내 경선은 물론 대선 전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정지원 방식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요 격전지에서 대규모 조직원들과 강력한 디지털 활동 등으로 주로 트럼프를 공격하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위험 연구가인 이안 브레머는 “몇 년 전, 아니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이런 블룸버그의 계획은 우리가 전혀 그럴듯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실행 가능성을 높게 예상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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