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콘셉트 대변 ‘정당의 얼굴’… 최근 경제ㆍ복지 대신 이공계 중시
총선에서‘비례대표 1번’은 정당의 얼굴이다. 1번을 누구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권자 입장에서는 각 당의 총선 콘셉트와 중시하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의 홀수 순번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규정해 비례대표 1번은 모두 여성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경우, 과거 경제와 복지 관련 전문가에서 최근 이공계 중심 인사를 우선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먼저 민주당의 경우 열린우리당 시절인 17대 총선에서 장향숙 한국장애인연합공동대표(장애인)를 내세웠고, 통합민주당 때인 18대 총선에서는 이성남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경제)을 간판으로 내세웠다. 민주통합당 시절인 19대 총선 때는 전태열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노동)를 뽑았으나, 20대 총선 때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교육)를 가장 앞에 내세웠다.
자유한국당의 전신 격인 한나라당은 17대 총선에서 김애실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경제)를 시작으로, 18대 총선에서 ‘빈민촌 대모’인 강명순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상임이사(복지)를 공천했다.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뀐 19대 총선에선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위원(이공계)을, 그리고 20대 총선에서는 송희경 KT전무(IT분야)를 공천해 승부수를 던졌다. 19, 20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라,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이공계 출신 여성이 대세였다.
민주노동당은 17대 총선에서 당시 심상정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노동)을, 18대에는 곽정숙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장애인)를 1번으로 내세웠다. 17~19대 총선에서 각 정당의 비례 1번을 받은 의원은 총 14명이지만, 이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이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1명에 불과하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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