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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함께 뛴 ‘부산행’ 여자농구 올스타전…왕별은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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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함께 뛴 ‘부산행’ 여자농구 올스타전…왕별은 박지수

입력
2020.01.12 17:02
수정
2020.01.12 18: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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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 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핑크스타 박지수가 3점슛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12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 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핑크스타 박지수가 3점슛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부산에서 펼쳐진 ‘별들의 잔치’는 팬들이 주인공이었다. 올스타전 최초로 일반인이 각 팀의 ‘12번째 선수’로 직접 경기를 뛰고, 3점슛 콘테스트에도 참가했다. 또 농구 팬들과 꿈나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올스타 선수들과 1박 2일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올스타전 본 경기는 승부보다 골 세리머니 전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득점 후 벤치에 앉아 있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에게 다가가 활을 쏘는 시늉을 했고, 김단비(신한은행)는 골을 넣고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을 코트로 끌고 나와 춤을 추기도 했다. 여자농구의 간판 센터 박지수(KB스타즈)는 평소엔 선보이지 않던 3점슛을 3개나 터뜨린 뒤 엉덩이 춤을 췄다. 양 팀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하느라 수비는 뒷전일 정도였다. 6개 구단 감독들 역시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개그 프로그램 ‘큰집 사람들’ 의상을 입고 미니 3대 3대결을 펼쳐 경기장을 찾은 3,915명의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큰집 사람들' 의상을 입은 감독들의 이벤트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큰집 사람들' 의상을 입은 감독들의 이벤트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한바탕 축제를 즐긴 이날 ‘최고의 별’은 박지수였다. 핑크스타 팀의 박지수는 12일 부산 BNK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23분20초를 뛰며 19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핑크스타가 108-101로 블루스타를 꺾으면서 표심은 박지수에게 향했다. 박지수는 기자단 투표 결과 77표 중 74표 몰표를 받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강이슬(KEB하나은행)이 2년 연속 우승했다. 득점상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올린 르샨다 그레이(우리은행), 베스트 퍼포먼스 상은 박지현(우리은행)이 수상했다. MVP는 상금 300만원, 득점상은 200만원을 받고 3점슛 대회 우승자와 베스트 퍼포먼스상 수상자는 100만원을 받는다.

이번 올스타전은 처음으로 팬들이 선수들과 코트에서 함께 뛰는 자리를 마련했다. 핑크스타 주장 김단비와 블루스타 주장 강이슬은 올스타전의 ‘12번째 선수’에 지원한 팬 가운데 여자농구 동호회장 이혜수(30)씨, 여중생 임수빈(16)양을 선발했다.

2쿼터에 코트를 밟은 이혜수씨와 임수빈양은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마음껏 농구를 즐겼다. 쿼터 초반 둘은 나란히 2점을 주고 받았고, 2분20초께는 이혜수씨가 동료 김단비의 스크린을 받아 3점포를 꽂았다. 심판도 일반인 팬의 편이었다. 심판은 이혜수씨가 슛을 쏘는 과정에서 손을 들어 가만히 서 있던 마이샤 하인스-알렌(KEB하나은행)의 파울을 불었다. 마이샤는 억울해했지만 판정은 변하지 않았다. 자유투를 얻은 이혜수씨는 2개 중 1개를 성공시켰다.

‘일반인 팬’으로 경기를 뛴 이혜수씨(왼쪽)와 임수빈양. WKBL 제공
‘일반인 팬’으로 경기를 뛴 이혜수씨(왼쪽)와 임수빈양. WKBL 제공

2쿼터에 6분씩 뛴 이혜수씨는 8점 2리바운드, 임수빈양은 4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자농구의 별들과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낸 이혜수씨는 “최대 축제인 올스타전에 함께 해서 기쁘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WKBL과 김단비 선수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수빈양은 “올스타전 막내 선수인 만큼 통통 튀는 매력으로 밝은 기운을 가득 전파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스타전 주요 행사 중 하나인 3점슛 콘테스트에도 일반 팬들이 참가했다. 이 중 프로야구 두산 투수 유희관(34)이 일반인 자격으로 ‘깜짝 도전’에 나섰다. “농구를 좋아하는 야구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희관은 예선에서 일부 선수보다 많은 9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동주여고 선수 임정빈과 번외 대결에서도 8-2로 이겼다. 수준급의 농구 실력에 장내 아나운서는 “농구도 제구가 된다”고 감탄했다.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초청받은 프로야구 유희관이 슛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초청받은 프로야구 유희관이 슛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코트 밖에서도 선수들은 팬들에게 다가갔다. 오전 11시부터 경기장 밖 푸드트럭에서 직접 음식을 판매했고, 관중 출입구에서 기념품과 음료수를 나눠줬다. 전날엔 부산 동주여고 체육관에서 지역 유망주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다. 4년 연속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김단비는 “팬들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고 했고, 팬 투표 2위 강이슬은 “부산에서 처음 열린 올스타전인데, 여자농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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