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 33주기 앞두고 부자 애도…군중 몰리는 추모제엔 불참
박종철 열사 고교ㆍ대학 선배…노 전 의원과는 총선 후원회장 인연
그간 검찰 수사를 받으며 외부 활동을 자제해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의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방문, 고(故) 박종철 열사와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묘소를 찾아 추모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박종철 열사의 33주기 추모제가 열리는 이날 ‘오마이뉴스TV(OhmynewsTV)’ 등 유튜브 채널에서는 조 전 장관이 지인들과 이처럼 묘역을 찾아 애도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리에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박종철출판사 대표였던 최인호 정치평론 유튜버 등 조 전 장관의 서울대 후배 및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 조 전 장관은 박종철 열사와 그의 아버지 박정기씨의 묘소에 꽃과 막걸리를 올리고 절을 한 후, 노 전 의원의 묘소도 찾아 이같이 추모했다. 묘소에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삼은 파란 장미 다발이 헌화된 모습도 나타났다.
오는 14일은 박종철 열사 33주기로 이날은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추모제가 예정돼있다.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학생회장이었던 박종철 열사는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임기 말인 1987년 1월14일, 치안공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고문으로 숨졌다.
조 전 장관은 박종철 열사의 부산 혜광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2년 선배이기도 하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이었던 2018년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씨의 별세 소식에 “종철이 만나거든 안부 전해주이소”라며 각별한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노 전 의원과는 조 전 장관이 2012년 4ㆍ11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노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조 전 장관은 노 전 의원이 2018년 이른바 ‘드루킹 특검’ 수사 중 세상을 떠나자 빈소에서 한참을 오열, 이후 그의 1주기 추모 전시회에서 직접 방문객을 맞으며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검찰 수사 등 현안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묘역 방문에 대해선 “공적인 행사가 아니라 대학 후배들과 같이 왔다”며 “항상 오는 길”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는 군중의 시선을 의식,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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