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법안 평균 74건 발의… 지역구 초선 의원보다 5건 많아
법안 가결도 26%로 6.2%P 높아…직무 대표성ㆍ전문성 강화 부합
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47명 중 46명(재선인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 제외)이 초선이다. 이들의 4년간 입법 성적이 지역구 초선(82명)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례대표 초선의 1인당 평균 법안 발의 건수는 지역구 의원보다 5건 많았고, 발의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실제 입법된 비율(가결률) 더 높았다. 직능 대표성과 전문성 강화라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로, 여야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더 잘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2016년 5월 30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비례대표 의원 47명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3,48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안(원안ㆍ수정안으로 가결되거나 다른 법안에 병합돼 가결)은 898건으로, 가결률은 25.8%였다. 지역구 초선(82명)의 법안 가결률(19.6%)보다 6.2%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의원 1인당 법안 평균 발의 건수도 비례 초선(74건)이 지역구 초선(69건)보다 많았다.
정당별로 보면, 자유한국당 소속 비례대표의 법안 가결률이 31.3%로 가장 높았고, 바른미래당(25.7%), 더불어민주당(22.7%), 정의당(18.4%) 순이었다. 여야를 통틀어 가결률이 가장 높은 의원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한국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발의한 법안 70건 중 30건이 통과돼 가결률 42.9%를 기록했다. ‘여성 장군 3호’로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지낸 한국당 윤종필(42.5%) 의원과 ‘경제통’인 같은 당 김종석(41.2%) 의원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에선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복지 분야 입법을 주도한 정춘숙(38.5%) 의원과 국회 유일의 농업인 출신 김현권 의원(32.6%)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김 의원이 발의해 가결된 안건 29건 중 25건(68.2%)이 농림어업 관련 법안으로 집계됐다. 특정 의원의 법안 가결률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실효성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뜻이다. 발의 법안 통과를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하게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 중 기성 정치인 출신(가결률 20.3%)보다 노동ㆍ경제 등 직능별 전문가 출신(27.5%)의 성과가 더 높은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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