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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강요한 일국양제, 차이잉원 살리는 불쏘시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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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강요한 일국양제, 차이잉원 살리는 불쏘시개 됐다”

입력
2020.01.12 13:52
수정
2020.01.12 19: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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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스핑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

판스핑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대만 총통선거 당일인 11일 타이베이 시내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판스핑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대만 총통선거 당일인 11일 타이베이 시내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판스핑(范世平)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는 11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압도적 승리로 연임에 성공한 총통선거 결과를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에 반대하는 대만 국민의 거부권 행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현명하다면 차이 총통과의 회담을 통해 성과를 내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뷰는 선거 당일 타이베이 시내에서 진행됐다.

_이번 총통 선거의 의미는.

“가장 큰 의미는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관계에 있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를 강요하지만, 대만 국민 90%가 반대한다. 차이 총통은 2018년 지방선거 패배로 크게 흔들렸지만, 일국양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살아났다. 반면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은 그리 단호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대만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홍콩의 일국양제를 추진하는 컨트롤타워인 중국 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을 방문한 건 상징적이다.”

_앞으로 중국이 어떻게 나올까.

“차이 총통의 연임 성공은 지난해 홍콩 민주진영의 구의원 선거 압승에 이어 중국 대외공작의 실패를 보여준다. 더구나 미국은 대만과 긴밀한 안보ㆍ경제협력을 유지하며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무력통일을 바라더라도 가능성은 낮다. 반대로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면 양국은 반드시 만나야 한다. 차이 총통도 중국과의 접촉을 배제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중국은 관료체제가 방대하고 시 주석의 말 한마디로만 돌아가는 국가가 아니다. 여러 세력 간 알력이 존재한다.”

_선거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꼽는다면.

“지난해 7월 한 시장이 국민당 후보로 선출됐을 때다. 차이 후보는 6월부터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하자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히며 지지율이 반등했지만 한 후보는 애매한 태도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한 시장이 대선후보로 등록하자 가오슝 시민들을 포함해 대만 국민들은 그가 시장과 대선후보 두 자리를 겸직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감이 컸다.”

_패자 한궈위의 향후 진로는.

“한궈위는 2018년 개인적 카리스마로 국민당의 불모지 가오슝에서 당선됐다. 그는 보잘것없는 사람(Nobody)이 특별한 사람(Somebody)이 되는 과정을 대변한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국민당에 그만큼 실력과 영향력을 갖춘 정치인은 없다. 차기 당 주석 경선에 나설 수도 있다.”

타이베이=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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