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들여놓는 파격 실험을 단행했다. 그동안 백화점 1층은 해외 명품 브랜드나 화장품 등 고가의 화려한 제품 매장을 배치해 고객의 시선을 끄는 동시에 2층 의류 매장으로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식품관을 들인 건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12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영등포점은 리빙관 1층과 리빙관ㆍ패션관 지하 1층 총 2개층에 1,400평 규모의 식품전문관을 열었다. 매장 전체가 ‘생활 전문관’으로 꾸려진 영등포점의 특성을 살려 1층을 과감하게 푸드마켓으로 꾸민 것이다.
1층에는 과일, 채소, 수산, 정육 등은 물론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새로 들어섰다. 고객이 백화점에 들어섰을 때 눈이 즐겁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진열에 각별히 신경 썼다. 기존 식품 매장의 포장 상품 진열이 아닌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아두는 일명 ‘벌크 진열’을 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입점 매장 고급화에도 주력했다. 제주와 부산, 대천, 주문진항에서 새벽 경매를 마친 중매인이 직접 보내는 수산물을 비롯해 지정목장한우와 무항생제 돈육 등 친환경 축산물 비중을 높였다. 또 당일 들어온 과일로 주스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과일 코너를 처음 마련했고, 전문가가 고객의 취향에 따라 쌀을 추천해주는 양곡 코너도 구성했다.
이러한 구성은 영등포점의 ‘생활 전문 매장’ 성격을 감안한 조치다. 2018년 영등포점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생활과 식품 장르를 함께 구매하는 고객 비율이 56%에 달했다. 생활장르에서 구매한 고객 10명 중 약 6명이 신선식품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얘기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 상무는 “영등포점은 이번 새 단장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으로 차별화를 이뤘다”며 “앞으로도 서남부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