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3,000만 달러 외국인 투자 유치
실리콘밸리 벤처사 4개사와 MOU 체결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며 서울을 홍보했다. 미국 3개 도시를 순방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억 3,0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서울에 유치했다.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 박람회 ‘CES 2020’ 참관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해 ‘서울 세일즈’에 나선 결과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코에서 빅테이터 기반 ‘클라우드 키친’ 운영 전문 회사인 ‘TIS’ 등 실리콘밸리 유망 성장기업 4개사와 투자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TIS는 앞으로 5년간 2억 달러를 투자해 서울에 54개 클라우드 키친을 운영한다. 클라우드 키친은 배달 전문점 창업을 원하는 식당 경영자에게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TIS는 서울 투자 유치를 계기로 연구 개발(R&D) 인력 114명을 포함, 417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클라우드 키친에 입주한 국내업체가 TIS 본사가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진출을 원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디에고 버다킨 TIS 대표이사는 “서울은 인구밀도와 소비수준이 높고, 배달시장이 발달해 클라우드 키친에 아주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라며 “IT 고급인력이 풍부하여 빅데이터를 활용한 푸드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라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TIS는 지난해 5월부터 이스라엘에서 열린 창업 기업 투자설명회에서 박 시장을 만난 것을 계기로 이번 서울 투자를 결정했다.
TIS뿐 아니라 투자 유치를 결정한 ‘빌드블록’ 등이 서울에 R&D 센터를 세우면 60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깜짝 성과도 있었다. ‘노던라이트 벤처 캐피털(NLVC)’은 1억 달러의 서울 투자 계획을 10일 알렸다. 박 시장이 실리콘밸리의 한 호텔에서 현지 벤처 투자자들과 진행한 투자 간담회를 끝낸 뒤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간담회에서 서울의 혁신적 창업 기업과 우수한 투자환경 등 서울의 강점을 적극 세일즈한 결과”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페이팔’과 ‘드롭박스’ 등 글로벌 혁신 기업을 배출한 투자사 ‘플러그 앤 플레이 테크 센터’와도 MOU를 맺었다. 이를 계기로 시와 센터는 △서울-실리콘밸리 간 창업기업 육성 관련 협력체계 구축 △창업기업의 투자유치 및 판로개척 지원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센터에서 열린 스타트업 관련 행사 기조 연설에서 “2012년을 기억하는가”라고 말하며 ‘말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한류를 활용해 서울의 미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창업 인프라를 확대하고 혁신 창업 생태계를 지속해서 조성해온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라며 “서울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창업기업들이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7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찾았다. 앞서 9일엔 1846년부터 미군 훈련시설로 쓰이다 공원으로 탈바꿈한 프레시디오 공원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박 시장은 “용산공원을 녹지 중심 공원으로 만들자는 것은 국민들의 공감대”라며 용산 기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방안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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