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말하는 게 하늘이랑 되게 가까운 집에서 살고 있다고 하죠.”
대학생 김예린씨는 서울 동작구 한 다세대 주택에 약 33㎡ 공간에서 자취를 한다. 10평 남짓이니 그래도 꽤 큰 편이다. 하지만 겨울만 되면 난감하다. 집이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지난 겨울에 한 번은 눈이 약간 내려 살얼음이 얼었는데, 언덕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뎌 크게 다칠 뻔 했어요. 주변에 지팡이를 짚고 불안하게 언덕을 내려가는 노인도 많이 보이죠.”
지금 청년들의 어려움은 취업난 만이 아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 역시 그들에겐 몹시 높은 장벽이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차문경씨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최근 서울 수유역 근처 걸어서 10분 거리에 원룸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하는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했는데, 친구들은 “어쩌면 그렇게 운이 좋으냐. 한 턱 내라”고 난리다. 차씨는 “주변에서는 LH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며 “다른 사람들은 부동산만 열 군데를 다녀도 좋은 집 찾기 어렸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LH전세자금 대출 등 다양한 제도를 경험했다는 김세희씨는 “이런 제도에 해당하는 좋은 집을 서울에서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부동산에서 해당되는 집이 있다고 해서 가보면 반지하, 옥탑방, 방범창이 부실한 1층 원룸이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은 고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청년 정책이 주거, 문화 등 청년을 위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도 옮겨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씨는 “청년 역세권 주택은 실평수가 15㎡, 5평 내외”라며 “그것도 비싸서 저소득 청년층이나 신혼부부는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주거난에 고통을 겪는 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이현경 PD bb8@hankookilbo.com
전혜원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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