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2달만에 수위 저하 현상
바닥 드러난 수로에 곤돌라 ‘올 스톱’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지난해 말 최악의 침수 피해가 난 데 이어 최근 주요 수로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가뭄이 발생해 곤돌라가 곳곳에 멈춰 서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해수면보다 50㎝나 낮아졌다. 일부 수로의 경우 바닥의 시꺼먼 진흙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 버렸다.
베네치아의 수로는 관광객들의 단골 운송수단인 곤돌라의 뱃길뿐 아니라 환자 이송이나 화재 등 비상 시 주요 운송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가뭄으로 인해 현지 주민과 당국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과거에 더 심한 경우도 겪은 적이 있으나 이번엔 집중 호우와 아프리카 열풍 등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지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가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베네치아는 조수 수위가 해수면보다 178㎝나 높아지면서 도시의 3분의2 이상이 물에 잠겼다.
전 세계가 이상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홍수와 가뭄을 오가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지구촌 곳곳에서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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