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해산물시장 방문 없어도 ‘의사환자’로 확대
격리치료 중국여성 ‘코로나바이러스’ 여부 검사 돌입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집단으로 발병한 원인불명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자, 우리 보건당국이 의사환자(유사증상환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치료 병원을 거점별로 마련해 격리한 뒤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0일 오전 모처에서 감염내과 교수들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 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변종 바이러스 대응책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 대학병원 감염내과 A교수는 “정부가 우한 폐렴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와 같은 수준의 호흡기 감염병으로 취급해 경계를 ‘관심’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집단 폐렴이 발생했기 때문에 의사환자나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보건당국에 보고될 경우 지역별, 거점별로 이들 환자를 격리해 집중 치료하는 관리병원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간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집단 발병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의사환자에 대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우한 폐렴 의사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14일 이내 우한 화난 해산물시장을 방문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화난 해산물시장이 폐쇄된 지 이미 2주일이 지나 의미가 없어진 만큼 ‘조사대상 유증상자’와 같이 ‘우한을 방문한 사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조사대상 유증상자인 중국국적 여성(36)에 대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도 진행 중이다. A교수는 “우한 폐렴과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부는 중국으로부터 정보를 받지 못해 일단 동물과 사람에게 전파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가운데 6종은 사람에게, 20종은 동물에 전파된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대학병원 감염내과 B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메르스와 같이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있는 반면 치명도가 낮은 바이러스도 있다”며 “격리치료 중인 중국여성이 중국현지 환자들과 같은 신종 바이러스인지,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는지 등에 따라 후속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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