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어머니가 함께 살던 50대 아들이 숨진 사실을 모른 채 집안에서 홀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30분쯤 용인시 처인구의 한 2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은 “월세가 두 달 가량 밀려 A씨 집을 찾아갔다가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에게서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로 보아 A씨가 숨진 뒤 오랜 기간 방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마지막 행적은 지난해 11월 초 집 인근 슈퍼마켓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이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후 A씨가 지병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병명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진료 기록 등을 요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 집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단둘이 생활해왔다. 모자는 또 다른 가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어머니는 치매 증상 때문에 아들이 숨진 것을 알지 못한 채 시신과 함께 집에서 홀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어머니는 장시간 홀로 지내며 식사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 쇠약해진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의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도록 하는 한편, A씨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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