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로 가는 길목에서 처음 만난 중국에 진땀승을 거뒀다. 같은 조 4팀 가운데 유일하게 승점 3점을 챙겼지만, 숱한 과제도 남긴 한 판이었다.
한국 U-23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3분 터진 이동준(부산)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이날 오세훈(상주)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엄원상(광주)과 이동경(울산)을 좌우 날개 둬 중국을 공략했지만, 전ㆍ후반 90분동안 답답한 경기력으로 득점을 올리는 덴 실패했다.
전반 초반 김대원(대구)과 이동경의 슈팅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한 대표팀은 전반 14분 강윤성(제주)의 크로스에 이은 오세훈의 헤딩슛이 골대를 벗어나 탄식을 쏟아냈다.
이후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이어지며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고, 오히려 순간적으로 헐거워진 수비로 전반 14분에는 돤류이, 17분에는 장위닝에게 위협적인 슈팅 기회를 내줘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김학범 감독은 후반에 들어서며 맹성웅(안양)을 빼고 김진규(부산)를 내보내 공격력을 더 강화했다. 후반 29분에는 마지막 교체카드로 엄원상을 빼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들여보내며 교체 카드 석 장을 모두 썼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번번이 기회를 날렸다.
다행히도 추가 시간이 흐르던 후반 48분 이동준이 득점하며 승부가 갈렸다. 부산 동료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골 키퍼가 달려 나온 것을 보고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어 중국의 골 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중국과 U-23 대표팀 간 맞대결 전적에서도 11승 3무 1패로 확실한 우위를 이어갔다. 결승골 주인공 이동준은 경기 종료 후 방송인터뷰에서 “경기가 잘 안 풀렸지만 마지막 기회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아 득점해 다행”이라며 “첫 경기에서 맞지 않았던 호흡을 가다듬어 다음 경기부터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앞서 열린 같은 조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선 양팀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어부지리로 조 1위에 올라선 한국은 12일 이란과 2차전을 벌인다. 지난 대회 우승팀 우즈베키스탄까지 상대하기 위해선 조직력과 골 결정력은 반드시 극복해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해 치러지는 이번 대회엔 총 4장의 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걸려있다.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 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상위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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