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지난달 29일 영화처럼 일본을 탈출할 당시 사용한 대형 음향기기 상자가 8일 공개됐다. 터키 이스탄불 경찰청은 이날 곤 전 회장이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몸을 숨긴 상자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담긴 두 개의 철재 상자 중 왼쪽 작은 상자에 스피커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비어 있는 나머지 상자에 곤 전 회장이 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곤 회장은 탈출 당시 일본을 출발, 이스탄불을 경유해 레바논에 입국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와 특별 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된 후 보석과 재구속을 거쳐 보석금 15억엔(약 160억원)과 해외 출국 금지를 조건으로 풀려났으며, 레바논으로 탈출하기 전까지 일본 내 자택에서 머물렀다.
탈출용 상자가 공개된 이날 곤 전 회장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탈출 9일 만에 기자회견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곤 회장은 탈출을 도운 부인 캐롤 곤과 함께한 회견에서 “일본 검찰의 기소는 근거가 없으므로 나는 무죄다.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세한 탈출 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서강 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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