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외교장관, 외통위 출석…이란 사태 관련 답변
외교부는 9일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를 두고 미국과 약속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 병력을 파병하기로 사실상 약속돼 있는 게 아니냐”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파병을 검토한 것 자체만으로도 미국과 결국 약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강 장관은 “과도한 해석”이라면서 거듭 일축했다.
강 장관은 또 파병 관련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미국 측은 지속적으로 (호르무즈해협 작전에) 참여를 요청해왔고 저희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 항해 운전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러가지 상황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12일 열린 NSC에서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며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에 긍정적 시그널을 발신한 상태다.
특히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7일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 한국이 그곳(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공개적으로 한국군 파병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하고 이에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는 등 전운이 고조되자 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역시 재고해야 한다는 정부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에서 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파병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파병을 전제로 한 미국 측과의 물밑 교감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파병 요구가 향후 더욱 거세질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질문에 강 장관은 “(이란 사태)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양자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과 우리의 입장이 같을 수 없다”며 “우리는 이란과 오랜 경제관계를 맺어왔고, 한국은 (이란에 대해) 인도ㆍ교육 관련 지원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 관계뿐 아니라, 이란과의 관계 역시 파병 결정에 앞서 중요한 고려 요소로 둬야 한다는 뜻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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