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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원유 수입 70% 막혀” 정유ㆍ해운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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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원유 수입 70% 막혀” 정유ㆍ해운업계 초비상

입력
2020.01.08 17:54
수정
2020.01.08 21:4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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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시나리오 대응책 마련 분주… 6개월 사용분량 원유 비축 상태

“사우디산 원유, 홍해 송유관 통해 우회 공급 등 대체 수송로 검토”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별 원유 수급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이란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수입산 원유의 70%까지 반입이 중단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미·이란 리스크로 단기간 유가 변동폭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미국의 공습이 있었던 2일(현지시간) 이후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란의 보복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1.87% 상승한 배럴당 64.45달러, 브렌트유는 70.28달러로 1.99% 올랐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정확한 유가 상승폭을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공포 프리미엄까지 반영된 유가상승이 한동안 나타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국제 유가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국제 유가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문제는 불확실한 이란의 향후 행보에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의 석유 시설을 공습하면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들은 하루 전 세계 수요량의 30%에 달하는 원유(1,700만 배럴)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보내고, 이 중 80%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원유 수입 중 중동산 비중이 70%에 달해 업계에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포함된 추가 보복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홍해 송유관을 통해 사우디 산 원유를 우회 공급하는 방안 등 대체 수송로 이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의 20% 가량에 불과해 추가 공급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도 페르시아만을 빠져 나오는 유일한 해협인 호르무즈 봉쇄를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하고 있다. 과거엔 이란을 피해 사우디아라비아나 두바이 등의 항구를 이용해 수송했지만, 호르무즈가 막힌다면 결국 육로 이용에 따른 막대한 운송료를 피할 수 없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는 가시화되지 않아 추가 운송경비를 책정을 할 수가 없다”며 “다만 전쟁이 가시화되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오만 등의 육로 개척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6개월간 사용 분량인 2억 배럴 이상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어, 이 기간 동안 미국, 아프리카, 러시아 등으로부터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는 방법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은 ‘석유수급 상황실’을 통해 주요 현지 동향, 수급상황, 유가, 유조선 운항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인 가운데 대한석유협회에 ‘중동 위기 대책반’을 추가 개설한 상태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지역에서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와 관련 기관, 업계는 합동 총력 대응 태세를 구축하고 있으니 극단적인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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