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와 구분되는 광고 바이럴이 가수들의 의혹을 지워줄 수 있을까.
2020년 가요계에서도 음원 사재기 의혹과 관련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방탄소년단, 윤민수, 볼빨간사춘기 등 지난해에도 가요계에서 사랑 받은 가수들이 직접 시상식 수상 소감을 통해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일침을 가했고, 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서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SNS 광고 바이럴 마케팅이다.
바이브, 벤, 우디, 하은 등이 소속된 메이저나인은 지난 7일 설명회를 진행하며 약 3시간에 걸쳐 음원 사재기 의혹을 해명했고, 소속 가수들의 음원이 잘 되는 이유로 바이럴 마케팅을 들었다. 메이저나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브와 벤을 비롯해 소속 가수들의 평균 바이럴 마케팅 비용은 2000만 원 내외였고, 비용 만큼의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었다. 다만 메이저나인은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로 "SNS 주 이용자인 18~24세 대중에게 어마어마하게 노래를 노출할 수 있고, 이를 음원 재생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었다.
이를 설명하며 메이저나인은 "대형 기획사, 바이브의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모 가수(박경)의 기획사, 전통적인 음원 강자로 평가 받는 가수들의 기획사 또한 같은 방식으로 같은 업체에 바이럴 마케팅을 맡기거나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댄스가 아닌 발라드 장르의 특성 상 음악 방송 출연 기회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SNS 광고 바이럴 마케팅에 의존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상하 부사장은 "만약 더 효율적으로 대중에게 노래를 알릴 방법이 생기면 그걸 빠르게 분석하겠다. 하지만 현재 인디나 발라드 가수에게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은 임재현 소속사 디원미디어의 공식입장과도 같은 맥락이다. 임재현 측은 8일 공식입장을 내고 "부정 바이럴 광고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가수가 본인의 신곡을 가창한 영상을 저희의 유튜브 채널 등에 업로드 하는 것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행위이며, 금품이 오가는 채널도 아니고, 광고 피드에 돈을 주고 올린 모든 광고행위는 광고 표시법을 엄격히 준수했다. 백번 양보해 그게 설령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이미 차트에 있는 80% 이상의 타 가수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홍보 하고 있다"며 SNS 마케팅의 합법성을 강조했다.
법률 등 정해진 규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다만 아직도 많은 네티즌은 이런 SNS 광고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 또한 "SNS 광고 바이럴 마케팅 업체는 사재기 브로커가 아니다"라면서도 "특정 업체 몇 곳이 음원 차트에서 영향력을 낸다는 건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메이저나인의 김 부사장은 "편법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결국 음원 순위를 높이는 건 대중의 선택"이라며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는 많은 가수들이 이런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메이저나인과 인디언레이블이 2018년 4월 이후 발매한 타이틀곡 24곡 중 성공한 건 8곡 뿐이라는 3할의 타율도 이 해명을 뒷받침한다.
결국 다양한 의견 사이에서 불법 여부, 또는 편법 여부를 밝히는 열쇠는 정식 절차에 따른 조사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음원 사이트 플랫폼, 심지어는 몇몇 기획사들까지 자체적으로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관련한 더 많은 이들이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선 투명한 자료 공개와 조속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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