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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도 사인 훔쳤다”… 월드시리즈 우승한 2018년 ‘사인 훔치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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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도 사인 훔쳤다”… 월드시리즈 우승한 2018년 ‘사인 훔치기’ 의혹

입력
2020.01.08 09:56
수정
2020.01.08 16: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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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0월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J D 마르티네즈가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지난 2018년 10월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J D 마르티네즈가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가 전자 장비를 활용해 상대 팀의 사인을 훔쳤다는 보도가 나와 미국프로야구(MLB)가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온라인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2018년 보스턴에 몸담았던 익명의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스턴 구단이 2018년 더그아웃 뒤에 마련된 비디오 판독실에서 사인을 훔쳤다”고 8일(한국시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각 팀은 감독이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체 비디오 판독실을 운영한다. 경기 중 판정에 의심이 될 만한 상황을 이 판독실에서 1차로 판단하고,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비디오 판독 요청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보스턴 구단은 이 판독실을 상대 팀 투수와 포수의 사인을 훔치는 공간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경기 중 일부 선수들이 이 판독실에 와 상대 사인을 분석한 뒤 더그아웃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 내 판독실은 홈팀 더그아웃과 매우 가까워 일부 선수들이 드나들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루나 2루에 주자가 나가 있을 때 타자와 정보를 공유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주자가 리드할 때 오른발로 베이스에서 첫발을 떼면 빠른 공, 왼발을 떼면 변화구란 식으로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사인 훔치기는 정규리그에서는 가능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시즌에는 MLB 사무국이 직접 비디오 판독실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디애슬레틱은 “다른 팀들도 이런 위법 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구단은 “비디오 판독실이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된 정황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MLB 사무국의 조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보스턴은 2017년에도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워치로 사인을 훔쳤다가 걸려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경기 중 전자기기 사용을 엄격히 금한 MLB 사무국의 방침에 따라 이번 조사가 시작되면 보스턴은 가중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명문팀 보스턴까지 ‘사인 훔치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이번 스캔들이 메이저리그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지난 2017년 중앙 펜스 뒤쪽에 설치된 카메라로 상대 팀 포수 사인을 훔친 뒤 더그아웃 쓰레기통을 두들기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구종을 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MLB사무국은 이 의혹에 대해 정밀 조사 중이다. 공교롭게도 휴스턴과 보스턴은 각각 사인 훔치기를 한 2017년과 2018년 각각 LA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특히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두 번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모두 연루되게 됐다. 코라 감독은 2017년엔 휴스턴 벤치코치였고 2018년엔 보스턴 감독이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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