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엄마와 8살짜리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회복지 안전망에 또다시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가족이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6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 40분쯤 김포시 장기동 한 아파트에서 A(37ㆍ여)씨와 그의 어머니 B(62)씨, 아들 C(8)군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가족은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신고한 A씨 남편과 소방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집 내부에는 A씨와 B씨가 쓴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는 “삶이 힘들다” 등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아니었지만,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남편과는 별거중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죄로 의심할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씨 등 3명이 동시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후 8시 30분쯤 대구 북구 한 주택에서 40대인 부모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1)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 경찰은 “부모가 개인 사업을 했는데 최근 형편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을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의 사례는 과거 빈곤으로 인한 것과는 다른 댜양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약물처방, 심리상담 등의 보건복지 분야만의 개념으로만 처방해서는 더 이상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전 부처가 머리를 맞대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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