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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새해 첫날부터 인도에 밀렸다, 中 신생아 출산 부진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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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새해 첫날부터 인도에 밀렸다, 中 신생아 출산 부진에 화들짝

입력
2020.01.12 10:4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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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인도 첸나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인도 첸나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인구대국 중국이 새해 첫날부터 자존심을 구겼다. 신생아 출산 규모에서 인도에 현격하게 뒤진 것이다. 2028년쯤에는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왔다지만,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사회가 늙어가는 현실이 당장 수치로 확인되면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하루 동안 전 세계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39만2,078명이었다. 이 중 인도가 6만7,385명(17%)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은 4만6,299명(12%)이었다. 이어 나이지리아 2만6,039명, 파키스탄 1만6,787명, 인도네시아 1만3,020명, 미국 1만452명 등의 순이었다. 공식 통계상으로 인구 11억명의 인도가 14억명의 중국을 하루 신생아 수에서 2만명이나 앞지른 것이다.

유엔은 또 2050년까지 인도의 인구가 2억7,300만명, 나이지리아는 2억명이 늘어나 두 나라가 전 세계 인구 증가 규모의 2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의 연간 출산 규모는 2017년 1,723만명, 2018년 1,523만명, 지난해 1,100만명(추정치)으로 가파르게 줄고 있다. 출산율은 전 세계 156위로 추락했다. 그 결과 과거 3.6명의 젊은이가 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현재는 2.8명 수준으로 부담이 늘었고, 앞으로는 1.6명으로 더 떨어져 연금이 바닥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2100년 중국 인구가 현재의 절반에 못 미치는 6억명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이처럼 우울하기는 해도 13년 연속 인구가 자연감소한 일본보다는 그나마 낫다는 반응이다. 중국도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하지만, 증가세가 둔화될 뿐 아직은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많으니 대책을 마련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의 가파른 약진에 속이 쓰린 건 참을 수 없는 모양이다. 2018년 인도 언론이 ‘초강대국 2020’이라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인도인의 자부심을 고취한 적이 있는데, 실제 2020년 첫날부터 신생아 수에서 중국을 압도하자 적잖이 당황한 표정이다.

무엇보다 인도는 미국의 대중 압박책인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전초기지다. 특히 달 착륙과 핵잠수함 도입에 속도를 내며 중국의 우주ㆍ군사굴기(崛起ㆍ우뚝 섬)에 도전장을 던진 터라, 인도 젊은 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경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기일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세계 최초의 달 뒷면 탐사, 고속철도 총 연장 3만5,000㎞, 독자 건조 항공모함 배치 등을 강조하며 ‘우월의식’을 뽐낸다. 그러면서 인도를 향해선 “여전히 전투기가 추락하고, 함정이 불에 타고, 댐이 무너지고 있다”고 깎아 내린다. 분위기를 추스리려는 국내용 선전전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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