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우리가 간다] <2> 남자 골프 임성재 
지난시즌 PGA 투어 신인왕 임성재가 2일 경기 용인시 태광컨트리클럽 내 골프연습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8~19시즌 신인왕 임성재(22ㆍCJ대한통운)에게 2019년은 ‘만사형통’의 해였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투어 챔피언십 출전, 프레지던츠컵 출전 등 자신이 설정한 목표들을 차근히 이뤄냈다. 특히 연말 호주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선 인터내셔널팀에서 가장 좋은 성적(3승1무1패)을 거둬 전 세계 골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0년엔 더 큰 목표가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새해 첫날부터 마스터스 토너먼트 초청장이 날아와 생애 첫 명인전 출전의 감격을 맛볼 수 있게 됐다. 국내에 머물렀던 연말연시 빠듯한 외부 일정 속에서도 PGA투어 첫 승이란 목표를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목표는 오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무대. 8월 5일부터 일본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가스미가세키(霞が關) 골프장에서 열리는 올림픽 남자 골프엔 국내 선수가운데 세계랭킹 상위 2명이 출전하는데, 현재로선 세계랭킹 34위 임성재와 42위 안병훈(29ㆍCJ대한통운)의 출전이 유력하다.

4명 출전이 유력한 여자골프보다 남자골프 주목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임성재는 올림픽에 출전할 경우 ‘깜짝 메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일본골프투어(JGOT)에서 활약한 2시즌(2016~17시즌) 경험이 자신감의 배경이다.

올림픽을 위해선 오는 6월까지 랭킹포인트 유지 및 향상이 필수다. 그가 PGA 투어 새해 첫 대회로 꼽은 대회는 오는 10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소니오픈이다. 하와이 출국을 이틀 앞둔 2일, 경기 용인시 태광컨트리클럽 내 골프연습장에서 임성재를 만났다.

지난시즌 PGA 투어 신인왕 임성재가 2일 경기 용인시 태광컨트리클럽 내 골프연습장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2019년 많은 목표들을 이뤘다. 2020년에 새로 설정한 목표는.

“아직 PGA투어 우승이 없는데 우승 기회가 온다면 첫 우승도 이뤄내고 싶다. 지난해 이룬 투어 챔피언십 출전 목표는 올해도 같다. 특히 지난해엔 메이저 대회에서 컷 탈락도 많아 아쉬웠는데, 메이저 대회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상반기엔 무엇보다 (6월 말 확정되는)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지켜내기 위해 매 대회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올림픽 출전 의지가 남다르다.

“올림픽은 꼭 나가고 싶은 무대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데다, 태극마크를 단다는 자부심은 돈과 바꿀 수 없다. 현재까지 한국 남자골프 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6월 말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가운데 상위 2명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만일 나를 포함한 한국 선수가 15위 이내로 진입한다면 더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쉽진 않지만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PGA투어에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많이 내고 싶다.”

-미국의 강세를 뚫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출전한다면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경기하겠지만, 미국이 워낙 강한데다 4명이 출전할 가능성도 높아 쉽진 않을 것 같다.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꼭 메달을 획득해 국가에 기여하고 싶다. 아마추어 때던 2014~15년 국가대표로 나섰을 때 자긍심이 정말 컸다. 올해 출전기회를 꼭 잡아 메달을 따 한국 남자골프의 존재감을 높이고 싶다.”

- JGTO 출전 경험도 있어 유리하단 평가도 있다.

“2016년과 2017년 JGTO를 경험한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 특유의 살짝 떠 있는 잔디와 코스 분위기엔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있어 지난해 조조 챔피언십에서도 좋은 성적(공동3위)를 냈던 것 같다. 일본 골프장의 페어웨이도 나와 잘 맞는 것 같아 본선에 나가게 된다면 메달 기회는 올 것 같은데, 기회가 온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

-지난달 프레지던츠컵 활약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처음 나간 대회라 긴장도 되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는데, 첫날 승리 후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 3승1무1패로 인터내셔널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 뿌듯했고,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어니 엘스 단장과 최경주 부단장과 한 팀을 이뤄 경기했다는 것도 정말 영광이었다.”

지난시즌 PGA 투어 신인왕 임성재가 2일 경기 용인시 태광컨트리클럽 내 골프연습장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겨울 동안 국내에서 보완한 점은.

“한국에선 샷 감각을 유지하고 퍼팅을 보완했다. 본격적인 보완 작업은 미국으로 건너가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버디 퍼트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더 연습할 계획이다. 벙커샷을 비롯한 쇼트게임을 조금 더 가다듬어야 우승에 가까운 성적이 나올 것 같다. 최근엔 고향인 제주도에 4박5일간 다녀와 옛 스승도 뵙고 오랜만에 친척들과 만나 식사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힘을 얻었다.”

-올해 몇 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인가?

=지난해와 별 차이는 없이 30개 이상의 대회에 출전할 것 같다. 대회가 워낙 많아 10개 대회 이상은 쉬어도 그 정도는 된다. 아직 젊은 데다 다른 선수들은 나가고 싶어도 나가기 힘든 시합들이 있기 때문에, 몸 건강할 때 많이 다닐 생각이다. 많은 대회에 간다고 특별히 더 힘든 건 아니다. 나만의 휴식방법이 있고, 컨디션 관리법이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스터스 초청장을 게시했다. 이제 출전이 실감나나.

“출전하는 선수들만 받는 초청장이라 너무 기뻤다. 꼭 나가고 싶은 메이저 대회였기 때문에 빨리 한 번 가보고 싶다. 대회 전 열리는 파3 콘테스트엔 아버지가 캐디로 함께 해주시기로 했다. 한 번쯤 내 골프가방을 메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벤트 대회라 성적에 큰 부담도 없는 데다 코스도 짧고 가방도 가벼워서 함께하기 좋다.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좋은 성적을 거둬 세계랭킹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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