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앞두고
유니폼 광고하다 뭇매 맞고 광고 수정
세계적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가 부적절한 광고 문구로 물의를 빚었다. 호주가 기록적인 폭염과 최악의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타는 듯한 더위’라는 표현을 사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뭇매를 맞았다.
7NEWS 등 복수의 호주 언론에 따르면 얼마 전 나이키는 20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에서 개막하는 2020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를 앞두고 여성 테니스 유니폼을 홍보했다.
나이키는 자사의 의류 재질은 무더위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을 광고하려는 듯 “멜버른에서 개최되는 호주 오픈은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더운 날씨에 열린다”며 “평균 37도가 넘는 무더위가 선수들을 힘들게 한다”고 광고 문구를 내보냈다.
그러나 나이키는 새로운 무릎 길이의 보디수트를 착용하면 여성 선수들이 멜버른파크의 열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다. 호주가 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나이키 코트의 의류 디자이너들은 결국 ‘타는 듯한 더위’를 마주해 이겨내야 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호주에선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남동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계속 확산되면서 하늘마저 붉게 물들었다. 기온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산불 위험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탓에 SNS에서 ‘타는 듯한(fiery)’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타는 듯한 더위는 잘못된 단어 선택이었다”(sa****), “‘타는 듯한 더위를 극복하다’는 단어를 빼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av****) 등이다.
비판이 계속되자 결국 나이키는 광고 문구를 수정했다. 나이키는 ‘과열된(overheat)’이나 ‘통기성(breathability)’ 등의 단어를 사용한 새로운 광고로 기존 광고를 대체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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