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외무부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의 바그다드 공항 습격이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국을 제소했다.
5일(현지시간) 신화통신은 “이라크 외무부가 ‘이라크 군사기지에 대한 미국의 공격과 이라크 영토 내 이라크 고위층의 암살과 관련, 안보리 이사장과 유엔 사무총장에게 두 통의 동일한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서한에는 “미국의 공격은 이라크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간주되며,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하는 조건을 침해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외무부는 또한 유엔 안보리에 “미군에 의한 폭격과 암살을 규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이라크 의회가 이날 임시회를 열고 미군 주둔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나온 것이다. 결의안은 이라크 내 외국군의 주둔을 중단시키고, 이라크 영공과 수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국회가 내놓은 결의안에는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기 위한 국제적 지원 요청을 취소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재 5,000명 이상의 미군이 이라크에 배치돼 IS 무장세력과의 전투에서 이라크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라크군에 훈련과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임시회는 솔레이마니와 알무한디스가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을 받고 사망한 지 이틀 만에 열렸다.
이란과 이라크가 이번 암살에 대해 ‘국제법 위반’ 논리로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알자지라 방송도 국제법 전문가들을 인용, “미국이 과연 ‘임박한 공격에 반응했는가’에 공습의 합법성이 달려있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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