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의 양식’이 함께 나눠 더 빛나는 삼겹살 원정기로 시청자들의 식욕과 지적 호기심을 제대로 건드렸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양식의 양식’에서는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삼겹살부터 전 세계 돼지고기 문화까지 완전 정복하며 수다 불판을 뜨겁게 달궜다.
삼겹살 회동을 한 멤버들은 ‘세겹살’이라는 삼겹살의 옳은 표현은 물론 사회 이슈와 맞물려 인기 상승기류를 타게 된 삼겹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특히 휴대용 가스버너가 등장하면서 고깃집마다 손님들이 부탄가스를 능숙하게 다루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이것이 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 삼겹살을 편애하는 우리나라처럼 해외에서는 어떤 돼지고기가 사랑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스페인, 프랑스로 출동해 돼지 어깨살, 뒷다리살, 새끼돼지 등 다채로운 돼지고기 문화를 소개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중 백종원과 최강창민, 유현준은 미국 멤피스 ‘월드 바비큐 챔피언십 2019’에서 바비큐 요리의 끝판왕인 ‘포르체타‘(통돼지바비큐)에 완전히 매료돼 폭풍 먹방을 펼쳤다. 요리가 완성되는 데 10시간이 걸리지만 기다림마저 파티가 되는 미국 바비큐 문화를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 대리만족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전투식량에서 세계 5대 진미로 도약한 이베리코 흑돼지 뒷다리살 요리 ‘하몽’과 실수를 전통으로 바꾼 셰프의 창의력으로 130년 동안 셀럽들이 픽한 ‘꼬치니요 아사도’(새끼돼지구이) 등 나름의 문화와 정성이 깃든 스페인의 대표 돼지고기 요리까지 파헤쳐 나갔다.
뿐만 아니라 특별한 돼지고기를 찾는 이들을 위한 미식 궁금증도 해결, 과거에는 버려지던 부위에서 사랑받는 요리로 재탄생한 프랑스 특수부위 요리와 한국 김해 뒷고기까지 미식을 향한 질문과 해답을 추적해가며 음식 지식 마일리지를 채워 넣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김해 뒷고기집에서 펼쳐진 백종원과 채사장의 속마음토크였다. 백종원이 인생 선배답게 채사장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주는 장면을 통해 삼겹살, 혹은 돼지고기란 마음을 열어주는 가교 같은 음식이라는 주제를 분명히 했다.
이렇듯 ‘양식의 양식’은 오랫동안 한국인을 따스하게 위로해준 삼겹살을 넘어 돼지고기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의 요리들을 직접 찾아가며 미식의 황홀경으로 이끌었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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