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의심 증세 환자 14명, 싱가포르ㆍ대만 등도 아이 발열 증상
질병관리본부, 폐렴 대책반 가동 검역도 강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집단 발생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 이 확산 일로다. 중국 당국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판명되지 않았다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인접한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타나면서 아시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보건당국도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4일 현재 우한 현지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은 환자는 4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1명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감염자 27명이 보고된 후 사흘 만에 17명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홍콩 당국도 중국 우한을 다녀온 뒤 바이러스성 폐렴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14명 보고돼, 전염병 대응 수위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홍콩 당국은 앞서 이 바이러스성 폐렴 의심 환자가 8명이라고 밝혔으나 하루 만에 성인 6명이 더 늘어났다. 홍콩 당국은 호흡기 질환이 2002~2003년 중국 남부지역을 휩쓴 사스와 동종의 질병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스는 당시 중국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해 7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싱가포르에서도 최근 우한을 여행한 3세 여아가 폐렴 증세를 보여 격리치료를 받고 있고, 대만에서도 지난달 31일 우한을 거친 6세 어린이가 발열 증세를 보여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 질병관리본부도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상황실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우한시 발 항공편 국내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감시 및 검역을 강화했다. 중국 우한시 방문ㆍ체류 후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조사를 실시하고 의심환자는 격리조치 후 진단 검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방문 또는 체류자 중 발열 등 관련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는 콜센터(1339)로 신고해줄 것을 의료기관과 입국자에게 당부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베트남 역시 3일부터 검역당국이 국제공항과 국경 모니터링을 강화했으며, 필리핀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검역 수준을 높였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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