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 1일부터 원가 기준(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종량세)로 바뀌었다. 작년까지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국내에 싸게 들여오는 수입맥주에는 세금이 덜 붙고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비싼 국산 수제맥주에는 세금이 더 붙었지만, 올해부터는 수입맥주건 수제맥주건 500㎖ 한 캔에 붙는 주세는 415원으로 동일하다.
국세청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술, 그리고 세금 바로 알기’ 자료를 배포했다. 1968년 이후 종가세 체계가 유지돼오다 52년만에 틀이 바뀐 맥주, 막걸리의 과세체계 변화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맥주, 막걸리에 붙는 세금이 종량세로 바뀐 이유는?
“종량세가 종가세보다 고품질 주류 개발을 촉진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기존에는 고품질의 맥주를 생산할 경우 높은 제조비용으로 출고원가가 올라가면 여기에 비례해 더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만 했다. 그러나 종량세에서는 출고 원가와 무관하게 동일한 세금을 부담한다. 수입맥주와 국내 제조맥주의 차별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수입맥주는 수입가액과 관세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지만, 국산 맥주 과세표준은 제조원가에다 판매관리비, 이익을 더한 값이라 수입맥주 주세가 상대적으로 적게 부과됐다.”
-맥주 500㎖ 1캔당 세금 변화는?
“출고원가가 565원인 A맥주, 1,100원인 B맥주가 있다고 가정하자. 종가세 기준 A맥주에는 주세 407원(출고원가의 72%), 교육세 122원(주세의 30%) 등 총 529원의 세금이 붙는다. 반면 B맥주에 붙는 세금은 총 1,030원이다. 그러나 종량세로 바뀌면서 두 맥주에 붙는 세금이 모두 500㎖당 540원(주세 415원, 교육세 125원)으로 동일해진다. 부가가치세(10%)까지 모두 더하면 A맥주의 세금 포함 출고가는 1,216원으로 종량세 기준(1,203원)보다 13원 오르지만, B맥주는 539원(2,343원→1,804원) 싸진다.”
-생맥주에 붙는 세금은 오히려 오른다는데?
“캔맥주는 용기 제조 비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종가세 기준으로는 다른 방식으로 맥주를 팔 때보다 높은 1리터당 1,121원의 세금이 붙었다. 그러나 생맥주는 20리터짜리 대용량 용기(케그)에 담아서 팔고 용기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1리터당 519원의 세금만 내면 됐다. 그러나 이번 종량세 도입으로 캔맥주건 생맥주건 830원씩의 세금이 붙고, 자연히 생맥주에 붙는 세금은 더 오르게 됐다. 생맥주 소비자가 인상을 우려한 정부는 2년간 생맥주에 대해서만 20% 경감된 1리터당 664원의 세금을 붙이기로 했다.”
-막걸리에 붙는 세금은 어떻게 바뀌나?
“막걸리는 기존 종가세 체계에서 붙는 세금이 출고원가의 5%였는데, 이번 세제 개편으로 1리터당 41.7원으로 변경됐다. 700㎖ 짜리 막걸리 1통 출고원가가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종가세 기준으로는 50원, 종량세 기준으로는 29원의 주세가 붙어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도자기 용기를 사용하는 등 선물용으로 만들어 원가가 비싼 고급 탁주는 세금 감소 효과가 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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