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대표는 적자 공시 직전 주식 팔았다 구속
김기문(65)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회장은 355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 대통령’으로 불린다. 2007~2015년 8년 동안 중앙회 23ㆍ24대 회장을 연임하고, 지난해 26대 회장으로 다시 등극했다. 중앙회는 법정단체로 정부에서 부총리급 예우를 받을 정도로 위상이 높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회장은 1988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로만손을 창업했다. 그는 직원 5명 규모의 작은 공장을 국내 시계시장 1위 기업으로 키웠다. 청주농고를 졸업하고 충북대 축산학과를 중퇴한 그는 창업 이전에 5년간 솔로몬시계공업에서 영업이사로 일한 경력이 전부였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휴대폰의 보급으로 국내 시계산업이 타격을 입자 김 회장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주얼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바꾼 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김 회장은 최근 잇따라 검찰 수사를 받으며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중앙회 선거를 앞둔 2018년 말 유권자들과 식사하면서 시계를 제공하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김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김 회장은 법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으면 회장직을 잃게 된다.
김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처분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의 동생이자 제이에스티나 2대 주주인 김기석 대표는 연간 실적이 2년 연속 적자라는 공시가 발표되기 전에 31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김 대표와 함께 주식을 처분한 김 회장의 딸들도 현재 수사 대상이다. 김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은 팔지 않았지만, 가족들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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