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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계 탈당… 안철수ㆍ황교안과 ‘보수 합종연횡’ 판은 깔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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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계 탈당… 안철수ㆍ황교안과 ‘보수 합종연횡’ 판은 깔렸는데…

입력
2020.01.04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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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새보수당ㆍ한국당과 선 그어… 통합 주도권 셈법 달라 난항 예고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3일 유승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 의원 8인이 탈당했다. 전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까지 여의도 복귀를 선언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문재인 연대를 고리로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과 유 전 대표를 중심으로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 안 전 대표 세력 간 합종연횡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통합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유 전 대표를 포함해 정병국 이혜훈 오신환 등 바른미래당 의원 8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년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 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으나 국민의 다음을 얻지 못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5일 창당하는 새보수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유승민계 의원들의 신당 창당과 안 전 대표의 복귀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중도보수 진영의 재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통합과 연대의 주도권을 둘러싼 셈법이 세력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108석을 보유한 ‘큰집’ 자유한국당은 본인들을 중심으로 ‘작은집’(새보수당, 안철수계)을 흡수하는 형태의 통합을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한국당 중심의 흡수통합은 4ㆍ15 총선 공천권을 황 대표 주도로 행사하겠다는 뜻이어서 유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동의할 수 없는 선택지다.

가치와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도 통합에 걸림돌이다. 특히 황 대표는 지난해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투쟁 과정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세력과 함께 국회에서 집회를 여는 등 극우 행보를 보여왔다. 이날 광화문 장외집회에서도 황 대표는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자유우파’가 헌법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똘똘 뭉치는 것이 바로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적 보수’를 강조하는 유 전 대표와 중도층을 대변하는 안 전 대표가 황 대표와 손을 잡기 힘든 지점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당을 제외한 새보수당과 안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현재로선 높지 않다. 유 전 대표는 이날 탈당 기자회견 후, 안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난해 10월 초와 11월 말에(안 전 대표에게)‘같이 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며 “2년 전 바른미래당 창당 정신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지금도 동의하는 지 그냥 궁금할 뿐”이라고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안 전 대표측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추구하는 이념(보수)이 분명한 새보수당에 대한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며 “수구 이미지를 보이는 한국당과도 함께 하기 힘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중도보수 진영의 정계개편이 불발되면 4월 총선도 범여권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마지막까지 통합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비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가는 길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파 보수가 분열해야 좌파 집권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재인 좌파 사회주의 세력을 도와주는 이적(利敵)행위”라고 경고하면서“황 대표와 유 전 대표 등 우파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 리더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고 통합을 촉구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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