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이귀동 할머니
주민 불편 덜기 위해 마을 진입로 땅 사비로 구입해 기부
“40년 전 조카 수술비 도와준 이웃들의 은혜 이제 갚아요”
70대 할머니가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 주기 위해 마을 진입로 확장에 필요한 땅을 사비로 구입해 기부했다.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사는 이귀동(76) 할머니는 최근 쌈짓돈 1,500만원을 들여 농지(777㎡)를 매입, 마을에 내놓았다. 외지인이 소유하던 이 땅은 마을 진입로 포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땅을 매입할 돈이 없어 좁은 길에서 곡예운전을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불편함을 안타깝게 여긴 이 할머니가 수십 년간 농사를 짓고 용돈을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땅을 사 기부를 하면서 넓고 안전한 진입로가 생겼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얘기다.
이 할머니의 통 큰 기부는 수십 년 전 이웃들이 베푼 온정에 대한 보답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연은 이랬다. 40여년전 이 할머니의 남동생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친정 아버지가 동생이 남긴 조카를 키웠다. 그런데 조카마저 심장판막증에 걸리는 시련이 이 할머니를 찾아왔다. 그때 이웃들이 나서 수술비를 십시일반 모았고, 조카도 건강을 되찾았다.
이 할머니는 “언젠가 마을 이웃들에게 꼭 보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어 땅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은 역시 나눌 수록 커지는가 싶다”며 “자식들도 칭찬해 주니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괴산=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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