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도시들이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며 환호하던 2020년의 첫날, 홍콩 도심은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뒤덮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웃음이 가득해야 할 그들의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해가 바뀌었음에도 언제 끝날지 모를 대규모 시위가 홍콩을 삼켜버린 겁니다.
도심을 메운 시민들은 모두 다섯 손가락을 폈습니다.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이른바 ‘5대 요구’를 촉구하기 위한 겁니다.
1일 시위에 참가한 한 홍콩 시민은 “홍콩 정부가 우리의 5가지 요구에 응답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집회에 나오게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홍콩 경찰의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최 측은 새해 첫날 집회 참가자가 100만 명이 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대 일부는 이날 도로를 막고 화염병을 던지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에 나서 400여명을 체포했습니다. 이날 캐리 람 행정장관은 ‘어려움을 끝내자’는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과연 홍콩은 이 긴 대립을 끝낼 수 있을까요.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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